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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도 24조중 2% 남아…빨간불 켜진 소상공인 재보증

[대출 사다리 끊길 위기에]

23.5조 이미 소진…셧다운 시간문제

은행 출연 0.05%·회수율 4% 머물러

재정자립 하위지역 지원 줄일수도

“상인 피해 커…연착륙 로드맵 짜야”

수정 2026-05-17 23:40

입력 2026-05-17 18:23

지면 21면
소상공인이 많이 몰려있는 인천의 한 전통시장 모습. 사진제공=인천시
소상공인이 많이 몰려있는 인천의 한 전통시장 모습. 사진제공=인천시

소상공인 보증 시스템의 ‘엔진’ 역할을 하는 재보증이 흔들리고 있다. 전체 재보증 한도 24조 원 가운데 5000억 원(2%)만 남은 가운데 금융기관 출연금도 적어 재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런 소진 속도라면 이르면 다음 달 이후 보증 공급 장벽이 높아지면서 영세 소상공인들이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재보증은 지역신용보증재단(지역신보)이 소상공인에게 제공한 보증에 대해 국가가 한 번 더 책임을 지는 ‘보증의 보험’ 제도다. 담보가 부족한 소상공인은 지역신보 보증서를 통해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데, 이후 상환이 어려워지면 지역신보가 대신 갚는 ‘대위변제’가 발생한다. 신용보증재단중앙회는 이 대위변제액의 50%를 보전한다. 지역신용보증재단법상 신규 보증에는 정부 재보증이 필수여서 재보증 한도가 소진되면 지역신보는 소상공인에게 새 보증서를 발급하기 어렵다.

재보증 재원 부족의 배경에는 구조적인 요인이 자리 잡고 있다. 재원은 △중소벤처기업부 예산 △금융기관 출연금 △재보증료 수입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금융기관 출연요율은 0.05~0.07%로 신용보증기금(0.225%)의 4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여기에 구상권 회수율도 4%대로 낮아지면서 재원이 자연스럽게 회전되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 17개 시·도 지역신보의 지난해 대위변제율도 재원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제주가 7.3%로 가장 높고 인천(6.2%)·강원(6.0%)·경북(5.9%)·경기·경남(각 5.8%) 등이 전국 평균(5.07%)을 웃돈다. 반면 세종(2.5%)·울산(4.0%)·전남(4.2%)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배경으로는 금융권 법정 출연요율의 불균형 문제가 꼽힌다. 지역신보는 전체 보증 시장의 31.4%(43조 8578억 원)를 담당하며 서민 경제의 하부 금융 인프라 역할을 하지만 금융기관이 부담하는 법정 출연요율 점유비는 13.2%에 그친다. 은행권은 소상공인 대출로 상당한 이자 수익을 올리면서도 지역신보에는 0.05%만 출연한다. 코로나19 이후 한시적으로 0.07%까지 올렸지만 이달 종료를 앞두고 있어 다시 0.05%로 돌아갈 예정이다. 법정 상한은 0.3%까지 가능하지만 정부는 요율 조정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오세형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장은 “은행들이 보증서라는 안전장치 뒤에 숨어 ‘무위험 이자 장사’를 즐기는 동안 소상공인 안전망은 붕괴됐다”고 지적했다. 지역신보로부터 보증 지원을 받은 한 자영업자는 “재보증과 같은 대출 사다리가 사라지면 우리는 연 20%가 넘는 사채업자들의 먹잇감이 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중기부는 우려를 인지하면서도 관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재보증 한도는 잔액 개념이라 보증 해지가 발생하면 다시 여유가 생긴다”며 “한도 여유 감소로 보증 공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관계 부처와 협의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관해서는 “현재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일부 지역신보는 중앙 정부 차원의 가이드라인 없이 자체적으로 신규 보증을 조절하며 ‘물량 관리’에 나서고 있다. 중앙정부의 재보증 여력이 줄어들면 대위변제 손실을 지자체 예산으로 메워야 하는 만큼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일수록 소상공인 지원을 줄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역 간 보증 여력 차이가 더 벌어지는 ‘지역별 보증 양극화’도 우려된다. 다.

전문가들은 점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하운 함께하는 인천사람 대표(전 인천신보 이사장)는 “2000년 이후 지역신보 보증이 과도하게 팽창한 측면이 있지만 갑자기 보증이 끊기면 당장 소상공인에 피해가 갈 것”이라며 “올해는 1조~2조 원 범위에서 운용하고 내년에는 5000억 원 증액 후 동결하는 식의 연착륙 로드맵을 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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