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자 크기 설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새차 안 산다”…노후차 역대 최다, 10대 중 4대는 10년 넘었다

신차등록 5년새 21만대 감소

차값 뛰고 소비심리 위축 영향

차량 내구성 등 개선도 한몫

입력 2026-05-18 06:46

지면 11면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 연합뉴스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 연합뉴스

차령 10년 이상인 국내 노후 차량의 비중이 2020년대 들어 꾸준히 상승해 10대 중 4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성장 기조 고착화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신차 가격까지 오르면서 차량 교체를 미루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보다 차량 성능이 좋아져 노화 속도가 느리고, 구독제 등 차량 소유 개념이 변화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18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으로 국내 등록된 2660만 9015대 차량 가운데 10년 이상 된 노후 차량은 38.4%(1021만 9017대)에 달했다. 자동차 등록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2001년 이후 최대치다.

2020년 31.6%였던 노후 차량 비중은 2022년 33.0%, 2024년 35.1% 등으로 해마다 증가해 6년 만에 6.8%p 올랐다. 차령이 15년 이상 된 초노후 차량 비중도 2020년 11.8%에서 2026년 14.6%로 2.8%p 상승했다.

승용차보다 생계형인 화물차의 노후화가 더 심각했다. 올해 기준으로 노후 차량 비중은 승용차가 37.2%, 화물차가 43.3%를 기록했다. 2020년 승용차와 화물차의 노후 차량 비중은 각각 30.0%, 39.2%였다. 6년 사이 노후 차량 비중이 승용차는 7.2%p, 화물차는 4.1%p 늘어나 노후화 속도는 승용차가 화물차보다 더 빠른 것으로 드러났다.

신규 등록 차량은 감소세다. 2020년 190만 5972대에 달했던 신규 차량은 2025년 169만 5442대로 뚝 떨어졌다. 2024년에는 164만 6997대를 기록해 201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해 3~6월 노후차 교체 시 개별소비세를 최대 70% 감면(100만 원 한도)하는 정책을 한시적으로 시행했음에도 소비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2010년대 중반만 해도 노후 차량 비중은 전체의 33% 수준을 유지했다. 2010년 비중은 33.6%, 2015년은 33.4%였다. 캠핑·레저 열풍이 불면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차를 교체하는 수요가 많았고, 수입차 시장이 활기를 띠었다. 분위기는 2010년대 후반부터 바뀌었다. 201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1~2%대 저성장 시대가 시작된 상황에서 고물가·고금리로 신차 가격과 차량 구입 시 적용되는 할부 금리는 올라 소비자들이 차량을 교체하는 데 큰 부담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2020년 신차(승용차 기준) 평균 구입 가격은 3984만 원이었다. 하위 트림으로 현대자동차 그랜저는 3300만 원, 기아(000270) 쏘렌토는 2820만 원가량에 구입 가능했다. 하지만 2024년 신차 평균 가격은 5050만 원으로 4년 만에 1000만 원 이상 올랐다. 현재 그랜저 4100만 원, 쏘렌토는 3580만 원부터 가격이 시작된다. 2020년 3%대였던 신차 할부 금리도 최근에는 5~9%대까지 올라갔다.

업계에선 과거와 달리 차량 내구성이 좋아져 20만km 이상 주행해도 성능 저하가 적은 점도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다. 차가 아직 잘 굴러가는데 굳이 바꿀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다. 차량 수명이 늘면서 중고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도 많아졌다.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는 차량 소유 개념의 변화도 감지된다. 예전에는 렌트나 리스 같은 차량 대여 형태가 주를 이뤘지만, 이제는 넷플릭스처럼 월정액을 내고 차를 바꿔 타는 구독제가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현대차(005380)와 기아 등 제조사들도 ‘현대·제네시스 셀렉션’, ‘기아 플렉스’ 같은 구독제 서비스를 직접 운영한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20대의 승용 신차 등록 대수(개인 자가용 기준)는 6만 1962대로, 전체 승용 신차 등록 대수(110만 251대)의 5.6%에 그쳤다. 해당 수치를 집계한 2016년 이후 10년간 가장 낮은 수치다. 30대의 승용 신차 등록 대수도 20만 9749대로 집계돼 비중이 19.0%로, 20%대 아래로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굳이 차를 가지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젊은 층이 늘고 있다”며 “차를 사게 돼도 중고차를 구입하거나 구독제나 단기 렌트 서비스를 이용하는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광고삭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