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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공공기관도 난색 표한 ‘장기연체채권 매입가 5%’…대부업체 속탄다

[난항 겪는 새도약기금 협약]

캠코, 100원짜리 채권 5원에 매입

장학재단·근로복지公 “손실 우려”

매입가율 상향 요구했지만 안먹혀

대부업체는 새도약기금 참여 꺼려

“손실 상쇄할 유인책 마련을” 지적

수정 2026-05-18 23:32

입력 2026-05-18 16:35

지면 9면
뉴스1
뉴스1

공공기관인 한국장학재단과 근로복지공단이 새도약기금에 장기 연체 채권을 넘기지 않은 데는 낮은 매각 가격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들 기관은 이재명 대통령이 민간 배드뱅크 ‘상록수’를 비판하면서 해당 문제가 불거지자 법적 근거가 없어 매각을 못 했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가격 이슈가 있었던 셈이다. 공공기관의 새도약기금 미참여는 그 자체로 비판의 대상이지만 정부 차원의 사업에서 과도하게 낮은 매입가율 역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국민의힘 소속 윤한홍 국회 정무위원장실에 따르면 장학재단과 근로복지공단은 최근까지 새도약기금을 운영하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새도약기금 매입가율 상향을 요구해왔다.

새도약기금은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 원 이하 연체 채권을 사들여 빚 탕감을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기금 측은 금융사와 주요 기관들로부터 연체 채권을 액면가의 5% 수준에서 매입해왔다. 쉽게 말해 원금 100원짜리 채권을 5원에 산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2금융권과 대부 업체를 중심으로 매입가율이 너무 낮다는 불만이 많았다. 일각에서는 배임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당국과 캠코는 이를 “과도한 이익 추구”로 보면서 해당 방침을 관철해왔다.

중요한 것은 공공기관조차 가격이 과도하게 낮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는 점이다. 장학재단은 5% 매입가율에 대해 “과도한 손실 발생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재단은 학자금대출 부실채권 회수율이 54%에 달하는 상황에서 장기 연체 채권을 5%에 팔 경우 부채비율이 상승해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그 여파로 채권 발행 금리 인상이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학재단은 “7년 이상 연체된 채권의 평균 회수율은 18% 수준”이라며 “2014년 국민행복기금 당시 학자금대출 채권의 매각률은 21%로 합의됐다”며 상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근로복지공단 역시 “근로복지기본법과 임금채권보장법에 연체 채권 처분 규정이 부재한다”면서도 “채권 매입 가격 불일치”를 매각 협정 지연 사유로 제시했다.

장학재단은 학자금대출 장기 연체자 4000명이 새도약기금에서 빠져 있다는 서울경제신문의 보도 후 새도약기금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근로복지공단도 채권 매각 의사를 공개했다. 그러나 공공기관도 채권 매각을 꺼렸다는 점에서 새도약기금의 채권 매입가율이 지나치게 낮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과 근로자들의 장기 연체 채권을 채무 조정해주는 일은 필요하다”면서도 “금융사들의 참여를 독려하려면 적정 수준의 조건이 필요한데 공공기관조차 꺼릴 정도면 과도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시중은행 같은 대형 금융사는 장기 개인 연체 채권을 매각해도 경영상의 부담이 적지만 대부업의 상황은 다르다. 현재 대부 업권 상위 30개사 가운데 절반가량만 새도약기금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아직 협약 의사를 밝히지 않은 한 대부 업체 대표는 “손실이 불가피하지만 직원들의 고용과 회사의 존속을 위해 참여를 고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그동안 개인 연체 채권을 적극 매입했던 업체일수록 손해가 크다”고 설명했다.

서민금융 생태계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대부 업계의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당국이 손실 부담을 일부 상쇄할 수 있는 추가 유인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윤 위원장은 “대부 업권에 이어 일부 공공기관까지 터무니없는 매입가율을 이유로 가입을 기피하는 것은 새도약기금 출범 이전부터 지적돼온 예견된 참사”라며 “금융 당국이 인센티브 제공 등 유인책 마련 없이 참여만을 압박한다면 새도약기금은 ‘반쪽짜리 정책’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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