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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美’ 떠나는 미국인들 50년 만에 순이민 마이너스

초강경 이민·추방정책에 유입 차단

정치 분열·갈등에 자발적 이탈 영향

작년 순감소…올해 32만명 더 줄듯

입력 2026-05-18 17:49

지면 10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골드카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골드카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에서 해외로 이주하는 국민이 50년 만에 처음으로 유입 인구를 넘어섰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 정책과 함께 사회 갈등으로 미국을 등진 국민들도 늘었다는 분석이다.

17일(현지 시간) CNBC는 브루킹스연구소를 인용해 지난해 미국의 순유출 인구가 1만~29만 5000명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자발적으로 미국을 떠난 이주자 수는 21만~40만 5000명으로 역대 최대치였다. 이민 유입보다 유출이 많은 ‘순이민 마이너스’ 현상은 50년 만에 처음이다.

미국 연방인구조사국에 따르면 순이민은 2025년 130만 명으로 줄었다. 조사국은 ‘역사적인 감소’라면서 현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26년에는 약 32만 1000명까지 추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브루킹스연구소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초강경 이민·추방 정책으로 신규 유입이 차단되고 유출이 급증했다고 원인을 짚었다. 재집권 이후 강력한 불법체류자 단속으로 수십만 명이 강제 추방됐고 추방 두려움에 수백만 명이 자진 출국했다. 정치적 분열과 사회적 갈등에 피로감을 느낀 시민들이 미국 제도를 불신하며 떠나는 비율도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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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 컨설팅 업체 엑스팻시가 9일부터 양일간 샌디에이고에서 연 ‘제2회 무브 어브로드 콘’에서도 이 같은 기류가 나타났다. 참가자 600명 중 89%가 ‘정치적 이유로 미국을 떠나고 싶다’고 답했고 3분의 2는 ‘2년 내 이주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이 이주한 국가에서 생활하는 데 드는 월평균 비용은 3856달러 수준으로 서민층에 해당한다. 이들에게 높은 물가와 세금 부담과 주거비·의료비도 부담이다.

고소득자나 전문직의 이탈도 일부 감지된다. 사이언스(Science)지에 따르면 미 연방기관들은 한 해에 STEM(과학·수학·공학 등)과 보건 분야의 박사급 전문가 만 명 이상을 잃었으며 이는 80년 만에 처음 나타난 추세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고숙련 노동자인 H-1B 비자 소유자들로 인도나 중국·유럽에 있는 모국으로 떠났다.

반면 새로운 투자 이민 정책인 트럼프 행정부의 ‘골드카드’ 비자는 외면받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말부터 100만~200만 달러(약 15억~30억 원)의 투자금을 내면 영주권을 주는 골드카드 비자를 시행했다. 그러나 의회 승인을 받지 않은 데다 세금 문제의 불확실성 등으로 현재까지 단 1명만 발급받았다. 정부에 따르면 골드카드 비자 신청은 338건 접수됐고 환불이 불가능한 수수료(1만 5000달러) 납부는 165건이었다. 국토안보부 서류 작성까지 진행된 건은 59건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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