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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병진 한국회계기준원장 “ESG 공시 늦추면 되레 기업 부담”

■곽병진 한국회계기준원장

손놓고 있다간 역풍 맞을지 몰라

30조 기준서 낮춰도 감당 가능해

법정공시 바람직…면책조항 필요

통합보고 체계로 전환 지원할 것

수정 2026-05-19 08:49

입력 2026-05-18 18:36

지면 17면
곽병진 한국회계기준원장이 18일 서울 중구 회계기준원 본원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곽병진 한국회계기준원장이 18일 서울 중구 회계기준원 본원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지금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공시 데이터 관리 역량이나 인프라에 대한 지원을 해야 할 때인데 의무화나 유예 시기만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 오히려 기업에 훨씬 부담이 됩니다.”

곽병진 한국회계기준원장은 18일 서울 중구 회계기준원 본원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ESG 공시 의무화에 대해 “ESG 공시 도입을 늦춰서 안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손놓고 있다가 언제 역풍을 맞게 될지 모른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올 2월 △2028년 자산총액 30조 원 이상의 코스피 상장사부터 ESG 공시 단계적 의무화 △거래소 공시로 시작해 추후 법정 공시 전환 △스코프3(공급망 전반 탄소 배출량) 적용 3년 유예 등을 골자로 한 ESG 공시 로드맵 초안을 발표했다. 금융위는 당초 지난달 말까지 최종안을 확정하려 했으나 여당과 국민연금이 공개적으로 기준 강화를 요구하며 최종안 도출은 연기되고 있다.

곽 원장 역시 ESG 공시 의무화가 단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은 동의하면서도 ESG 공시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초안보다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단계적 의무화 기준을) 자산총액 30조 원에서 더 낮춰도 우리 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글로벌 주요 투자기관들이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기후 리스크 대응 역량을 중요한 투자 판단 요소로 활용하고 있는 만큼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공시 체계를 갖춰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곽 원장은 일각에서 스코프3 적용 유예 기간(3년, 2031년부터 적용)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기업들이 실제로 정보를 산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열린 입장을 내놓았다. 그는 “유예기간은 기업들의 준비 상황과 제도적 여건을 고려한 것”이라며 “공공 배출계수 제공, 업종별 표준 방법론 마련, 데이터 플랫폼 구축 등 관련 인프라 지원이 충분히 이뤄진다면 스코프3 정보를 조기에 공시할 수 있는 방향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SG 공시 형태에 대해서는 “거래소 공시로 가면 정보의 질이 상대적으로 저하되는 문제가 있다”며 법정 공시가 바람직하다고 했다. 다만 기업 부담을 고려해 세이프 하버(면책) 조항의 디자인을 촘촘히 짜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곽 원장은 앞으로 기업의 재무와 중장기 가치가 연계된 통합 정보 생산이라는 관점에서 기업의 ESG 공시 이행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글로벌 재무보고의 패러다임이 ‘재무제표(현재의 정보)’와 ‘지속 가능성 공시(미래)’를 함께 보는 통합 보고 체계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 원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대에서 경영학 석사, 미국 퍼듀대에서 경영학(회계)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미국공인회계사 자격도 보유한 글로벌 회계 전문가다. 올 3월 제10대 한국회계기준원장에 선임돼 3년 임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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