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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감기인 줄 알았는데”…멀쩡하던 남성 갑자기 하반신 마비된 ‘이 질환’

입력 2026-05-18 21:10

해당 기사와 무관. 클립아트코리아
해당 기사와 무관. 클립아트코리아

독감을 앓던 35세 남성이 불과 15분 만에 하반신 마비 증상을 겪었다. 독감 바이러스 감염 후 면역반응이 과도하게 작동하면서 척수에 염증이 생기는 희귀 질환이 발생한 것이다.

18일 영국 매체 미러 등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사는 티누스 그레일링은 지난해 7월 아내 메건과 함께 친구 결혼식에 참석한 뒤 심한 독감 증상을 보였다. 병원에서 독감 진단을 받고 병가를 낸 뒤 3일 만에 직장에 복귀했지만, 증상이 시작된 지 약 2주 후 몸 상태가 다시 나빠졌다. 단순 독감이 아닐 수 있다고 판단해 다른 병원을 찾았고, 의사는 광범위 항생제를 처방했다.

몇 시간 뒤 오른쪽 고관절에 통증이 시작됐다. 친구 도움으로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휠체어가 필요할 정도로 통증이 심해진 상태였다. 극심한 통증 속에서 다리 감각이 서서히 사라졌고, 약 15분 사이 마비가 빠르게 진행됐다. 다음 날 아침에는 가슴 아래 전체를 움직일 수 없었다.

의료진은 세균·바이러스·기생충·자가면역질환 등을 확인하기 위한 여러 검사를 진행했다. 결과는 척수와 신경에 염증이 생기는 ‘횡단성 척수염(Transverse myelitis)’이었다. 의료진은 인플루엔자 A 바이러스 감염 후 면역반응이 과도하게 작동하면서 척수 부종이 발생했고, 이것이 마비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티누스는 3개월간 입원해 고용량 스테로이드와 면역치료, 혈장 치료를 받았다. 이후 재활병원에서 6주 동안 물리치료와 작업치료를 이어갔다. 옷 입기, 양치하기, 휠체어 사용 같은 일상생활 동작도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했다.

횡단성 척수염은 척수에 갑자기 염증이 생겨 신경 신호 전달에 문제가 발생하는 신경계 질환이다. 척수는 뇌와 몸을 연결하는 통로 역할을 하는데, 이 부위가 붓거나 손상되면 감각 이상, 근력 저하, 마비, 배뇨·배변 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다리 저림이나 허리 통증, 팔다리 힘 빠짐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고, 몸통 아래 감각이 둔해지거나 보행이 어려워지기도 한다. 증상은 수시간 안에 빠르게 진행되기도 하고 수일에 걸쳐 악화되기도 하며, 4시간에서 21일 사이 가장 심한 상태에 도달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원인은 감염 후 면역반응 이상, 자가면역질환, 다발성경화증, 시신경척수염 스펙트럼 질환 등 다양하다. 독감이나 코로나19, 단순포진바이러스 감염 뒤 면역체계가 척수를 잘못 공격해 발생하는 사례도 보고됐다. 여러 검사를 거쳐도 원인을 확인하지 못하면 ‘특발성 척수염’으로 분류한다.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에 따르면 특발성 척수염은 인구 100만 명당 연간 1~8명 발생하는 드문 질환이다. 주로 10대와 30대에서 발병률이 높고, 환자의 30~60%는 발병 전 감염을 겪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는 염증을 빨리 줄이는 데 집중하며,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우선 투여하고 필요하면 혈장교환술이나 면역치료를 병행한다. 회복 속도와 정도는 개인차가 크다.

“너무 건강해 보였는데 갑자기?”…겉으로 멀쩡한 사람도 위험한 ‘이것’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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