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경기 개선·확장재정까지…韓 국채 금리 연일 고공 행진
30년물은 연초대비 0.941%P 급등
반도체 호황에 수요發 압력 더해져
초과 세수, 경기부양 활용도 악재
세계잉여금 부채상환에 투입 필요
수정 2026-05-19 06:00
입력 2026-05-19 06:00
중동 전쟁발 인플레이션 장기화, 재정건전성 우려에 최근 주요국 국채 금리가 치솟는 가운데 주목할 점은 우리나라 금리 상승폭이 유독 크다는 것이다. 선진국의 채권 금리가 뛰면 우리나라도 상방 압력을 받는 데다 유례없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경기 개선 전망에 수요발(發) 압력이 더해진 상태다. 폭발성이 강한 금리 상승 요인이 곳곳에서 시장을 압박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채 시장이 비이성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가 국가부채 상환 의지를 보이면서 시장 관리 모드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올 들어 우리나라 국고채 금리는 다른 나라보다 더 빠른 상승 속도를 보이고 있다. 18일 채권 업계에 따르면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연 4.239%로 마감돼 연초 대비 0.853%포인트 올랐다. 일본 국채 10년물이 이날 장중 2.8%까지 치솟아 29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지만 연초 대비 상승 폭은 0.67%포인트로 우리나라에 못 미친다. 최근 금리가 급등한 영국(0.64%포인트), 미국(0.42%포인트), 프랑스(0.4%포인트)보다 오름 폭이 크다.
30년물도 비슷한 흐름이다. 이날 기준 국고채 30년물 금리는 4.196%에 마감해 연초 대비 0.941%포인트나 급등했다. 일본(0.7%포인트), 영국(0.58%포인트), 미국(0.29%포인트)의 상승 폭을 훨씬 뛰어넘는다.
우리나라 국채금리가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선진국의 국채금리 상승 충격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 데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따른 경기 개선 전망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선진국 국채금리 상승 등이 주요 요인이지만 최근 유독 약세를 보이는 것은 올해 3%에 육박하는 성장률 전망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올 1분기 성장률은 1.7%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며 국내외 주요 기관은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2% 초반대에서 2% 중후반대로 높이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반도체 호조가 3년 이상 장기 사이클로 이어질 경우 잠재성장률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채권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장기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이유로 거론된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올해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법인세가 예상보다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되는데 정부가 이를 부채 상환보다 경기 부양에 사용한다고 강조하다 보니 채권 투자자들은 이를 악재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부는 올 3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당시 올해 법인세 수입 전망치를 101조 3000억 원으로 추산했는데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망치를 크게 웃돌아 법인세 수입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채권금리 상승이 글로벌 현상이지만 추가 상승 폭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지금이라도 국가부채 관리에도 신경쓰겠다는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도체 산업 호황에 따른 초과 세수를 국채 상환 등 부채 관리에 활용한다는 시그널을 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국고채 발행 물량이 226조원 수준인데 부채 상환이 이어지지 않을 경우 2028년에는 260조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물량 부담으로 이어져 국채 금리 추가 상승을 유발 할 수 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실질적으로 초과 세수를 활용한 채권시장 안정화 의지가 확인되지 않는다면 금리의 하방 압력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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