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2000조 육박, 고금리 충격에 선제 대응을
입력 2026-05-20 00:01
가계빚이 또다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며 2000조 원대에 바짝 다가섰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계신용(잠정) 잔액은 1993조 1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4조 원(0.7%) 늘었다. 가계신용은 은행과 제2금융권 등에서 받은 대출과 신용카드 외상거래 등을 합산한 가계의 부채로 2024년 2분기 이후 8개 분기 연속 증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가계신용 잔액이 늘어난 것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주택 구입)’로 상호금융 등 비은행권 주택 관련 대출(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의 총량 규제로 은행권 가계대출은 2000억 원 감소했지만 저축은행·상호금융·신협·새마을금고 등 비은행권 가계대출은 전 분기 증가액(4조 1000억 원)의 두 배에 달하는 8조 2000억 원이 늘었다. 특히 기타 대출이 2조 5000억 원 감소한 가운데 주택 관련 대출은 10조 6000억 원이나 증가했다.
가계빚의 총량 증가도 우려스럽지만 더 심각하게 봐야 할 것은 부채의 질적 악화다. 금융 당국이 은행권 문턱을 높이자 차주들이 비은행권으로 몰리는 전형적인 풍선 효과가 현실화하고 있다. 제1금융권보다 금리가 높고 부실 위험이 큰 제2금융권의 주택 관련 대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을 심각한 위험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설상가상으로 증시의 급변동 속에서 개인의 마이너스통장 개설이 늘고 증권사 신용공여도 함께 불어나며 빚투 리스크까지 동반 상승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분기 신용공여액은 7조 3000억 원 늘었다. 전 분기 증가액 3조 3000억 원의 두 배를 넘는 규모다.
지금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긴축의 시대를 대비한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적극 나서야 할 때다. 국채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한은도 기준금리 인상을 저울질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금리 인상기에 가계 이자 부담이 커지면 급격한 소비 위축과 내수 침체가 우려된다. 금융 당국과 한은은 가계부채 총량 관리와 정교한 금리 운용, 비은행권 리스크 모니터링에 주도면밀하게 임해야 한다. 부채의 가장 취약한 고리가 끊어지고 난 뒤에야 움직이는 실기를 범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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