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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시 항공유 등 안보자산 공유…동남아 비축기지 확대 공조도

[한일 정상회담]

에너지 공급망 등 협력 확대

원유 수급 정보 공유 소통 채널 강화

日 주도 ‘파워아시아’ 참여도 언급

글로벌 AI 기본사회도 힘 모으기로

수정 2026-05-19 23:33

입력 2026-05-19 20:00

지면 5면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경북 안동의 한 호텔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를 영접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경북 안동의 한 호텔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를 영접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이번이 세 번째 정상회담인 만큼 중동 정세 등 특정 현안에 대해 구체적 합의를 도출하는 데 집중했다. 특히 비상시 원유 및 석유제품 상호 융통과 액화천연가스(LNG) 수급 협력은 양국의 실질적인 에너지 위기 대응 방안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원유 수입 대부분을 중동에 의존하는 한일 간 공통점을 바탕으로 공급망 강화를 전략적으로 모색하고 동남아시아에 대한 에너지 조달 지원에 협력할 가능성을 열어놓으며 해당 지역에서의 양국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19일 총 105분 동안 진행된 정상회담에서 중동 전쟁으로 인한 국제 정세의 혼란 속 양국의 긴밀한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확대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지금 국제 정세는 폭풍우가 몰아치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우방국 간의 협력과 소통이 필요한 때”라며 △영국과 프랑스 주도의 호르무즈해협 이니셔티브 참여 △아시아탄소중립공동체 플러스 정상회의 참여 △한국인 중동 대피 시 일본의 협조 등 양국의 협력 사례를 거론했다. 이에 다카이치 총리는 “이 대통령님과 저의 리더십을 통해 양호한 일한 관계의 기조를 꾸준히 발전시켜 양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화에 있어 중추적 역할을 해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호응했다.

이어진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논의한 에너지 위기 대응 방안은 비상시 원유·석유제품을 서로 빌려주고 LNG 수급 협력을 강화하는 게 핵심이다. 양국이 대여하는 석유제품은 항공유 등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총리는 공동 언론 발표에서 “에너지 공급 강화 및 원유·석유제품 상호 융통, 스와프 거래를 포함한 양국의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 구체적인 행동을 공동으로 검토해가기로 뜻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산업통상부와 일본 경제산업성을 중심으로 민관 대화를 장려하기로 했다.

올해 3월 한국가스공사와 일본 JERA 간 체결된 ‘LNG 수급 협력 협약서’를 바탕으로 양국의 LNG 협력도 강화된다. 이 대통령은 “양국 간 LNG 협력을 확대하는 한편 원유 수급 및 비축과 관련한 정보 공유와 소통 채널 또한 심화해나가기로 했다”며 “올 3월 체결된 ‘한일 공급망 파트너십’의 성과를 평가하고 양국 간 공급망 협력을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에너지 및 공급망 위기 대응 측면에서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의 공조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님께서 한일 양국이 긴밀히 공조해 공급망 위기를 겪는 여타 아시아 국가들과의 자원 공급망 협력도 심화해나갈 것을 제안해주셨다”며 “저는 공감을 표하고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일본이 주도하는 ‘파워아시아(Power Asia)’ 참여 방안이 거론됐다. 파워아시아는 원유·석유제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동남아시아 국가 등을 대상으로 약 100억 달러 규모의 금융 지원을 제공하는 체계다. 비축 탱크 건설 및 공동 이용, 핵심 광물 확보, 에너지원 다변화 협력 등도 포함된다. 원유 비축 여력이 부족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나프타 등 석유제품 수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일본을 비롯한 역내 국가로 충격이 확산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한 구상이다. 다카이치 총리가 “인도태평양 지역의 비축 강화를 포함해 일한 협력을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한국 역시 이 구상에 참여할 가능성이 열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인공지능(AI) 분야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글로벌 AI 기본사회’를 만들겠다는 구상이 제시되기도 했다. 정부의 과제이기도 한 AI 기본사회는 AI 발전에 따른 혜택을 모든 국민이 누리도록 제도와 인프라 등을 설계한다는 개념으로 양국 간 협력을 통해 이 구상을 전 세계로 확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밖에 우주·바이오 등 첨단기술에서도 협력을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한일·한미일 협력 필요성도 거듭 강조됐다. 이 대통령은 “최근 한일 안보정책협의회가 최초로 차관급으로 격상돼 개최된 것을 매우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동북아시아 지역이 경제·안보 등 여러 측면에서 서로 밀접하게 연계돼 있는 만큼 역내의 진정한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는 한중일 3국이 서로 존중하고 협력하며 공통의 이익을 모색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양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초국가 스캠 범죄 공동 대응’ ‘개인정보 보호 협력’ ‘일본 조세이 탄광 유해 발굴 협력’ 등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이 함께 번영하고 국민들이 그 혜택을 피부로 느끼는 ‘국민체감형’ 협력 방안을 끊임없이 창출해가기를 기대한다”며 “한일 관계의 새로운 60주년을 시작하며 앞으로도 양국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 협력을 더욱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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