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노사, 벼랑끝 담판...“쟁점 한 가지 남아, 오전 회의에서 결론”
중노위원장 “합의, 조정 결정만 남아”
오전 합의 실패시 노조는 총파업 수순
OPI 폐지·적자 사업부 성과급 등 이견
총파업 시 100조 피해, 경제 성장 둔화
수정 2026-05-20 08:40
입력 2026-05-20 07:00
중앙노동위원회는 삼성전자(005930) 노사가 성과급 둘러싸고 13시간의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결국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20일 밝혔다.
중노위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사후조정 2일차 회의가 종료됐다고 발표했다. 중노위는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되었으며 회의 진행 중 일자가 20일로 변경되어 차수를 변경하여 3차 회의를 진행하고 0시 30분에 정회하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회된 3차 회의는 10시 같은 장소에서 속개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노사는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제2차 사후조정 회의를 진행했다. 사측에서는 여명구 반도체 부문 피플팀장이 교섭위원으로 나섰고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노측 대표로 참여했다. 오전 10시께 시작된 사후조정 협상은 당초 제시된 마감 시한인 오후 7시를 넘어 자정이 지난 12시 30분께까지 진행됐다.
이날 회의에서는박 위원장이 “노사가 조금씩 양보를 하고 있다”며 “(합의가) 될 가능성도 일부 있다”고 전하며 합의 기대감을 키우기도 했다. 또 박 위원장은 특히 협상 종료를 계획한 오후 7시를 넘어 회의장을 나오며 “저녁 10시 정도면 (노사) 합의가 되거나 조정안이 나오거나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측은 박 위원장이 제시한 합의안에 긍정적 의사를 밝혔다. 사측이 동의하면 최종 합의안이 마련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하루를 넘긴 협상에서도 노사 양측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따라 노사는 총파업을 하루 앞두고 재개되는 이날 오전 회의에서 사실상 최후의 협상에 돌입한다.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은 “이날 오전에 (사후조정을)끝내겠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에 따르면 노사는 현재 한 가지 쟁점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 오전 재개될 회의에서 노사 양측이 접점을 찾으면 성과급 협상은 총파업 하루를 앞두고 극적으로 타결될 가능성이 크다.
협상이 최종 결렬 가능성도 열려 있는 상황이다. 박 위원장은 쟁점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하며 “같은 내용으로 합의를 못하니 우리가 조정을 내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합의로 될지 조정안으로 될지는 내일 결정한다”고 덧붙였다. 합의가 불발되면 중노위의 최종 조정안을 제시하겠다는 뜻이다. 조정안은 노사 양측 모두가 합의해야 단체협약과 같은 법적 효력이 생긴다.
이 때문에 최종 조정안에 대한 합의가 실패하고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할 가능성도 나온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에 끝내겠다”라며 “파업하는 사람은 파업을 준비해야 된다”고 언급했다.
삼성전자 노사는 대화 테이블에서 파국을 면하기 위해 핵심 쟁점인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 변경과 성과급 재원을 영업이익의 어느 수준으로 할지 조율했다.
노조는 올해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삼고 이 중 70%는 반도체 사업을 하는 반도체(DS) 부문, 남은 30%는 사업부별로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안을 주장하고 있다. 적자를 보고 있는 파운드리와 시스템LSI사업부에도 70%의 공통 재원을 분배해 사업부별 격차를 최대한 줄이려는 것이다. 사측은 성과급 70%를 공통 재원으로 분배하는 것은 실적이 좋은 사업부에 대한 역차별이 될 수 있어 성과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업계는 스마트폰과 가전·TV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올해 약 4조 원의 흑자를 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DS 부문 내 파운드리 사업부 등은 올해도 조 단위 적자가 예상된다.
하지만 노조의 제안을 수용하면 적자 가능성이 높은 비메모리 사업부 역시 메모리 사업부와 별 차이 없는 수억 원대 성과급을 받게 된다. 이에 반해 DX 부문 사업부들은 그보다 훨씬 적은 성과급을 수령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사측은 올해 영업이익이 200조 원을 넘길 경우 기존 성과급 외에 영업이익의 9~10%를 추가로 지급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또 성과급은 부문 전체 60%, 사업부별 40%로 나누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노사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자 중노위가 나서 OPI 제도 변경과 영업이익 15% 배분안에서 절충안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결국 합의안을 마련하지는 못했고 이날 마지막 담판을 진행한다.
한편 총파업이 현실화되면 삼성전자가 입을 직간접 피해가 최대 100조 원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 차질만 계산해도 1분당 17억 8000만 원, 하루 최대 2조 60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파업 종료 이후 라인 재가동에 최대 3주가 걸리고 복구 비용만 37조 원 안팎에 달할 수 있다는 추산 또한 나온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삼성전자가 총파업에 돌입하면 올해 경제성장률이 0.5%포인트 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의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인공지능(AI) 서버용 D램 공급선을 SK하이닉스나 마이크론으로 돌릴 수 있다. 범용 D램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틈을 파고들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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