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상장 제도 개선 ‘주주 동의’ 쟁점 부상…“주주 보호·기업 자율 균형 필요”
[중복상장 제도 개선 의견 수렴 세미나]
이사회 중심·동의 의무화 등 3가지 제시
주총 특별결의·3%룰·MoM 방법론 제안
수정 2026-05-20 16:05
입력 2026-05-20 14:58
중복상장 제도 개선을 앞두고 모회사 일반 주주 동의 의무화 여부가 쟁점으로 부상했다. 주주 보호 실효성을 높이되 기업의 자금 조달과 경영 자율성을 과도하게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거래소는 20일 중복상장 제도 개선 관련 세미나를 열고 모회사 주주 동의 필요성과 동의 방식에 대한 시장 의견을 수렴했다. 지난 세미나에서 중복상장 ‘원칙 금지·예외 허용’이라는 큰 방향을 제시한 데 이어 이번에는 예외 허용 과정에서 일반 주주 의사를 어떻게 반영할지가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발제를 맡은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주 동의 필요성을 세 가지 안으로 제시했다. 첫 번째는 이사회 의무 중심이다. 이사회가 주주 영향 평가, 주주 보호 방안 마련, 주주 소통, 찬반 의견 결정 및 공시 등 절차를 충분히 이행했다면 별도의 주주 동의를 의무화하지 않는 방식이다. 상법상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가 강화된 만큼 이사회의 책임과 자율성을 우선 존중하자는 취지다.
두 번째는 부분적 주주 동의 의무화다. 자회사 상장이 모회사 일반 주주의 권익을 중대하게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거래소가 판단하는 경우에 한해 주주 동의를 요구하는 방식이다. 모회사 대비 자회사 규모가 작거나 자회사의 독립성이 높은 경우까지 일률적으로 주주총회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문제의식이 반영됐다.
세 번째는 전면적 주주 동의 의무화다. 자회사 매출·자산·이익이 모회사 대비 모두 10% 미만인 경우 등 극히 예외적인 상황을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일반 주주 동의를 받도록 하는 방식이다. 일반 주주 보호 효과는 가장 명확하지만 기업 규모와 사안의 경중을 가리지 않고 동일한 절차를 적용해 비용과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됐다.
주주 동의 방식으로는 △주주총회 특별결의 △‘3% 룰’ 적용 △소수주주 다수결(MoM) 등 세 가지가 거론됐다. 특별결의는 출석 주식 수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을 요건으로 해 법적 안정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지배주주 지분율이 높은 국내 기업 현실에서는 실질적인 일반 주주 보호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3% 룰은 지배주주의 의결권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식이다. 지배주주 영향력을 줄일 수 있지만 의결정족수 미달, 차명·우호 지분 활용 가능성 등 실무상 난제가 적지 않다. MoM은 지배주주를 배제하고 일반 주주 다수의 찬성을 받는 방식으로 가장 강한 주주 보호 장치로 평가된다. 반면 주총 참여율이 낮은 국내 시장에서 안건 통과가 사실상 어려워질 수 있고, 대규모 비용 부담도 뒤따를 수 있다.
패널 토론에서는 주주 동의를 전면 의무화하기보다 이사회를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하되 필요한 경우 주주 동의를 보조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중복상장이 모회사 일반 주주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하지만 자회사 상장이 현행 상법상 모회사 주주총회 결의 사항이 아닌 만큼 거래소 규정만으로 일반 주주에게 사실상 거부권을 부여하는 것은 법 체계상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경순 대신증권 기업공개(IPO) 본부장은 “실무적으로는 주소지가 갱신되지 않은 개인 주주가 많고, 임시 주총에 대한 기관투자가의 관심도도 낮아 주주 동의를 받는 데 참여율과 비용 문제가 크다”며 “참여하지 않는 것을 반대로 간주해 일정 비율 이상의 동의를 요구하면 사실상 실행 불가능한 규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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