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에 반전…웰메이드 K장르물 계보 잇는 ‘허수아비’
박해수·이희준 연기 몰입감 호평
입력 2026-05-20 16:56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 검거’라는 결말에서 출발한 ENA 월화 드라마 ‘허수아비’가 웰메이드 ‘K장르물’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허수아비’는 공중파가 아니라는 채널 특성과 월화 편성이라는 약점을 딛고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방송된 10회는 분당 최고 시청률 8.8%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ENA 역대 최고 흥행작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2022) 이후 가장 높은 성적으로, ‘마의 두 자릿수 시청률’ 돌파가 눈앞에 왔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살인의 추억’이 잡히지 않는 범인을 향한 시대적 절망과 추적에 집중했다면, ‘허수아비’는 2019년 별건으로 이춘재가 범인으로 특정된 이후의 시점에서 출발한다. 초반부터 진범의 존재를 명시하되, 범인을 놓친 채 흘러가 버린 ‘30년의 세월’과 그로 인해 파괴된 인간들의 삶에 현미경을 들이댄다. 특히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사건과 관계가 뒤얽히며 선사하는 스릴러적 긴장감을 비롯해 학창 시절 비극으로 얽힌 복잡한 인간 관계를 녹여내 웰메이드 장르물로서 깊이를 더했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진범이 잡힌 상황에서 현실과 가상을 넘나들며 사건을 밀도 있게 재구성했다”며 “실제 사건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장르물의 가장 모범적인 사례”라고 호평했다.
1980년대라는 시대적 특수성과 다층적인 서사가 묵직하게 맞물린 구조 속에서 흥행을 견인한 핵심 동력은 박해수의 독보적인 연기다. 박해수는 특유의 선 굵은 매력을 바탕으로, 시대의 한계와 오판 앞에서 인간적으로 처절하게 고뇌하는 형사 강태주를 체화했다. 단순히 정의감에 불타는 영웅이 아니라, 무고한 희생자들 앞에서 죄책감에 짓눌리는 인간적인 면모가 깊은 연민을 불러일으킨다. 또 검사 차시영(이희준)과의 ‘적대적 공생’ 속에서 진실을 쫓는 집요한 눈빛부터 분노와 원망이 뒤섞인 감정을 입체적으로 표현해 몰입도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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