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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신한·하나, 대기업 여신 늘었다…삼성전자에만 7조 공급

[1분기 잔액 114조6000억]

생산적 금융 따른 기업대출 확대

소수 기업 집중돼 리스크 우려도

수정 2026-05-20 17:53

입력 2026-05-20 17:30

지면 9면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 단지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진 제공= 삼성전자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 단지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진 제공= 삼성전자

KB·신한·하나 등 주요 금융사의 대기업 신용공여액이 올 들어서만 3조 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3개 금융사의 삼성전자에 대한 신용공여액만 7조 원을 웃돌았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SK·현대자동차·삼성 등 상위 10대 주채무계열 그룹에 대한 KB국민은행과 신한·하나금융의 올해 1분기 여신 잔액은 114조 659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111조 2826억 원)보다 3조 3767억 원 늘어난 규모다.

금융감독원은 매년 부채 규모가 큰 기업집단을 주채무계열로 선정한다. 지난해 기준 롯데·LG·포스코·GS 등 주요 대기업 대부분이 포함돼 있다. 신용공여액은 금융사가 이들에 제공한 원화·외화대출과 지급보증, 유가증권 보유액 등을 포함한 금융 지원 규모다.

금융사별로 보면 신한금융의 10대 주채무계열 여신액이 42조 4119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하나금융은 37조 5044억 원, 국민은행은 34조 7430억 원이었다. 지난해 말(31조 3560억 원)과 비교하면 국민은행이 3조 3870억 원 늘며 증가 폭이 가장 컸다.

특히 삼성전자는 국민은행과 하나금융에서 개별 기업 기준 신용공여액 1위를 차지했다. 신한금융에서도 3위에 올랐다. 3개 금융사의 올해 1분기 삼성전자 여신액은 7조 3607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7321억 원 늘었다. 삼성전자에 대한 신용공여액은 2023년 말 4조 6371억 원에서 2024년 5조 4232억 원, 지난해 6조 6286억 원으로 증가했다.

국민은행은 삼성전자에 대한 여신을 가장 크게 늘렸다. 국민은행의 삼성전자 신용공여액은 지난해 말 1조 6040억 원에서 올해 1분기 2조 1190억 원으로 5150억 원 늘었다. 하나금융도 같은 기간 2조 2232억 원에서 2조 5230억 원으로 2998억 원 증가했다.

신한금융은 1분기 삼성전자 여신이 지난해 말보다 줄었지만 전체 규모는 2조 7187억 원으로 가장 컸다. 이 가운데 2조 7145억 원은 외화대출이었다. 신한금융은 삼성전자에 대한 외화대출을 2024년 말 1조 6968억 원에서 지난해 2조 8014억 원으로 크게 늘렸다.

이는 반도체와 인공지능(AI) 투자 확대로 삼성전자 등 기업의 자금 수요가 커진 가운데 은행권도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맞춰 기업금융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가계대출 규제가 이어지고 중소기업·자영업자 대출 부실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건전성이 높은 우량 대기업 여신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다만 특정 기업에 여신이 집중되는 데 따른 리스크 관리 필요성도 제기된다. 신한금융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 “당사 여신 익스포저의 일부는 상대적으로 소수인 대기업 차주에 집중돼 있다”며 “대기업 익스포저에서 장래 손실을 입는 경우 은행의 영업·운영 및 재무 상태에 중대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정부가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면서 은행권도 기업 대출처를 발굴하고 우량 기업과의 거래를 확대하려는 분위기”라며 “가계대출 성장에 한계가 있는 만큼 기업금융을 늘리려는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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