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韓 활동가 탄 구호선 나포에 격노…“네타냐후 체포영장 우리도 판단해보자”
■이스라엘 향해 고강도 메시지
“나포 근거 뭐냐, 최소한의 규범 다 어기고 있어”
ICC서 전범 인정·영장집행 등 언급
야권선 “김정은도 체포할건가” 비판
입력 2026-05-20 17:54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한국인 활동가를 태우고 가자지구에 접근하던 구호 선단을 나포한 이스라엘군에 “최소한의 규범이라는 것도 다 어기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발부된 국제형사재판소(ICC) 체포영장을 언급하며 국가 차원의 체포영장 검토를 지시하는 등 이스라엘을 향해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메시지를 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김진아 외교부 2차관으로부터 중동 전쟁 관련 비상 대응 방안을 보고 받던 중 “직접 관련은 없는데 얘기해봐야 할 것 같다”며 나포 상황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이 대통령은 “(나포의) 법적 근거가 뭐냐. 거기가 이스라엘 영해냐”며 “(선박이 향하던) 가자지구는 이스라엘과 관계없는 데 아니냐. 이스라엘의 주권을 침해하거나 했느냐는 말”이라고 따져 물었다.
머뭇거리던 김 차관을 대신해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이스라엘이 가자 지역에 대한 군사적 통제를 하면서 출입도 통제하고 있다”고 답했지만 이 대통령은 “이스라엘 영해가 아니지 않나. (이스라엘이) 불법 침략한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또 “교전국끼리 어떻게 하는 거야 우리가 관여할 바 아니지만 자원봉사를 가겠다는 제3국 선박을 나포하고 체포하고 감금했다는데 이게 타당한 일이냐”고 재차 되물었다.
이어 “항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우리 국민을 국제법적으로 타당하지 않은 사유로 잡아간 것은 맞지 않나”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보기에 너무 심하다. 너무 비인도적”이라고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체포영장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ICC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전범으로 인정돼 체포 영장이 발부돼 있는 것 아니냐”며 “유럽 거의 대부분 국가들은 (네타냐후에) 체포영장을 발부해 국내로 들어오면 체포하겠다고 발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체포영장 집행을) 판단해 보자”라고 주문했다. 이에 위 안보실장은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앞서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항해 한국본부(KFFP)는 이날 오전 2시 50분께 한국인 활동가 김아현 씨와 한국계 미국인 이승준 씨가 탑승한 ‘리나 알 나불시’호가 이스라엘군에 나포됐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봉쇄에 저항한다는 의미에서 2일 이탈리아에서 출항한 배에는 이탈리아·벨기에·프랑스 국적 활동가 4명도 동승하고 있었다.
전날 키프로스 인근 해역에서는 또 다른 한국인 활동가 김동현 씨가 탄 자유선단연합(FFC)의 키리아코스 X호가 이스라엘 해군에 나포됐다. 김동현 씨는 김아현 씨 이후 가자지구로 출항한 두 번째 한국인이다. 키리아코스 X호는 8일 그리스에서 출항해 가자로 향하고 있었다.
외교부 당국자는 “그동안 다양한 경로를 통해 한국인이 탑승한 선박이 나포될 경우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최단기간 내 석방·추방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이스라엘 당국에 요청해왔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 국민들에 대한 필요한 영사 조력을 적극 제공해 나갈 것”이라며 여권이 무효화된 김아현 씨에 대해서는 “현지 공관을 통해 여행 증명서를 발급받아 귀국할 수 있도록 조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의 네타냐후 총리 체포영장 발언에 야권에서는 “자중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북한의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천안함 폭침 등을 거론하면서 “이 대통령의 기준이라면 가장 먼저 발부돼야 할 체포영장은 (북한) 김정은에 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호르무즈해협에서 피격된 HMM 다목적 화물선 ‘나무호’를 언급하며 “이 대통령께서는 나무호를 공격한 주체가 누구라고 보는가. 그 주체에 대해서도 체포영장을 거론하실 용기가 있나”라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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