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 유예 발표 며칠 앞서 계약 연장…“타이밍 어긋나 집 못 판다”
계약 종료 늦어도 두달전 통보
정부 유예 발표땐 이미 갱신확정
6~7월 계약 만료자 일부 피해
“경계선 피해 줄일 대책 마련을”
입력 2026-05-21 07:05
서울 마포구 아파트를 전세로 내놓고 분당에서 거주 중인 A씨는 지난달 전세 만료를 석 달여 앞두고 세입자와 계약갱신에 합의했다. 판교로 직장을 옮긴 뒤 마포 집을 세놓고 분당에 전세를 구해 살던 그는 20일 “5월 초에 정부의 비거주 1주택자 실거주 의무 유예 확대 발표가 있을 줄 알았다면 다른 방법을 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 낀 매물에 퇴로를 열어줬지만 A씨처럼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계약갱신청구권의 발동 조건이 엇박자를 냈기 때문이다. 현행 임대차법상 집주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계약 종료를 원하면 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 사이에 세입자에게 통보해야 한다. 이 시기를 넘기면 세입자의 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없다.
오는 7월 11일 이전 계약이 끝나는 주택은 정부가 실거주 유예를 확대 발표한 5월 12일 이전에 이미 계약갱신이 확정된 상태다. 전세 계약 만료 시점이 2028년 5월 11일 이후로 밀렸다는 뜻이다. 문제는 정부가 이번 유예 확대 조치에 ‘늦어도 2028년 5월 11일까지는 실거주 입주’라는 조건을 달았다는 점이다. A씨의 아파트는 계약 만료가 2028년 7월 초로 늦춰지면서 이 기준을 벗어났다.
매도 의향이 있었던 A씨로서는 타이밍이 조금 어긋나 집을 팔기 어려운 처지가 됐다. 그는 “2028년이나 돼야 매도를 검토할 수 있게 됐다”며 “입주 시점을 2028년 5월 11일로 못박기보다 계약 종료 시점까지로 늘려줬으면 한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국토교통부도 이 같은 문제를 모르지 않는다. 국토부 관계자는 “계약갱신청구권과 관련한 타이밍 불일치 문제는 지난 2월 다주택자 실거주 유예 적용 때부터 논란이 됐던 사안”이라면서 “이번에도 2월과 같은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규제 정책에는 경계선에 걸린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도 “그 피해를 최소화할 보완책을 내놓는 것이 정부의 책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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