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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구겐하임 수상’ 페글렌 “가짜 속 진짜 찾는 AI 시대, 사회 전체가 성찰해야”

■제4회 LG 구겐하임 어워드 수상자 트레버 페글렌

AI의 권력 구조 등 사진·영상으로 시각화

“기계적 이미지 생성...부정적 영향 피해야”

입력 2026-05-20 21:48

현대미술가 트레버 페글렌이 1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LG 구겐하임 어워드’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욕=윤경환 특파원
현대미술가 트레버 페글렌이 1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LG 구겐하임 어워드’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욕=윤경환 특파원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예술작품 뒤에 반드시 창작자가 존재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에 살게 됐습니다. 예전에는 가짜 정보를 골라내려고 했다면 이제는 모든 정보가 거짓이라는 가정 아래 ‘진짜’를 찾는 시대로 바뀌었어요.”

현대미술가 트레버 페글렌은 지난 1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구겐하임미술관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란 전쟁이 시작됐을 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상황을 파악하려다 내 사고방식이 바뀌었다는 걸 깨달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페글렌은 “자율주행차, 공장의 자동 품질 관리 체계, 공항의 얼굴 인식 시스템 등에서는 기계가 다른 기계를 위해 이미지를 생성하는데 이는 인간이 보지 않아도 되는 이미지라는 점에서 매우 낯선 변화”라며 “이는 문화·사회·정치 전반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부정적인 결과를 어떻게 피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페글렌은 AI와 디지털 기술이 가진 권력 구조와 감시 체계를 사진과 영상, 조형물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시각화하는 작품을 만든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다. 그의 대표작인 2022년 ‘이미지넷의 얼굴들’은 사진 속 사람을 분류하는 알고리즘을 역이용해 편견을 학습한 AI가 얼마나 차별적으로 사람을 판단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2019년에는 관객 참여형 프로젝트 ‘이미지넷 룰렛’을 통해 AI가 사람의 외모를 분석하며 인종·성별·외형에 따른 편견을 학습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페글렌은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이날 ‘LG(003550) 구겐하임 어워드’를 수상했다. 올해 4회째를 맞은 LG 구겐하임 어워드는 기술을 활용해 창의적인 혁신을 이끈 예술가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LG와 구겐하임미술관의 대표 협업 프로그램이다.

페글렌은 ‘LG 구겐하임 어워드 수상이 어떤 의미가 있느냐’는 질문에 “다른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그는 2017년 ‘천재들의 상’으로 불리는 ‘맥아더 펠로십’에 선정된 데 이어 2018년에도 ‘백남준아트센터 국제예술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는 “내 작업은 스튜디오 안에서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는 전통적인 방식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 사람들과 협업하는 조사 중심적인 방법을 따른다”며 “나는 이 작업 방식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보기에 다른 예술가들이 가능성을 넓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대미술가 트레버 페글렌이 ‘LG 구겐하임 어워드’  트로피 옆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LG
현대미술가 트레버 페글렌이 ‘LG 구겐하임 어워드’ 트로피 옆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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