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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양 상장폐지…부산시 투자 유치 전략 재점검 목소리도

부산시, 위기 대응 TF 가동

협력업체에 특례보증 지원

고용 안정·금융권 협의도

“지원은 풀가동, 검증은 뒷전”

수정 2026-05-21 14:59

입력 2026-05-21 14:23

금양 2차전지 생산공장 조감도. 사진제공=부산시
금양 2차전지 생산공장 조감도. 사진제공=부산시

부산을 대표하는 2차전지 기업으로 주목받아온 금양이 결국 상장폐지 결정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지역 산업계에 충격이 확산하고 있다. 부산시가 대규모 투자협약과 전담 지원체계까지 가동하며 ‘부산형 2차전지 산업 육성’의 상징처럼 키워왔던 기업이 무너지자 첨단산업 투자 유치 전략 전반에 대한 재점검 요구도 커지고 있다.

21일 부산시청에서 백브리핑을 한 박동석 부산시 첨단산업국장은 “전적으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이차전지 사업이 미래를 이끌어갈 신산업이었기 때문에 금양을 통해 한 단계 성장할 기회로 삼고자 했는데 이런 위기를 맞게 돼 굉장히 안타깝다”고 밝혔다. 또 “부산시는 객관적으로 기술이나 여러 투자 여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기업 육성이나 연구개발을 지원했고 관련 규정을 준수했다”며 특혜성 지원은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국거래소는 전날 상장공시위원회를 열고 금양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금양은 2024·2025 사업연도 연속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고, 지난해 3월부터 거래정지 상태가 이어져 왔다. 금양 측은 이날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나섰지만, 최근 5년간 상폐 관련 가처분 소송 85건 가운데 인용 사례는 2건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1955년 설립된 금양은 친환경 발포제로 성장한 뒤 2차전지 사업에 공격적으로 뛰어들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부산 기장군 동부산 E-Park 산업단지에는 총 1조2000억 원 규모의 원통형 배터리 공장을 추진했고, 부산시와는 2023년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당시 투자 규모만 8000억 원, 고용 계획은 1000명에 달했다.

하지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과 자금난이 겹치며 상황은 급변했다. 기장공장은 2023년 9월 착공했으나 현재 공정률은 87% 수준에서 멈춰 있다. 시공사인 동부건설은 지난해 6월 일부 공사대금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계약 해지를 통보했고, 법원은 올해 2월 강제경매 개시 결정을 내렸다.

재무 상황도 급격히 악화됐다. 금양은 지난해 매출 1027억 원, 영업손실 446억 원, 순손실 690억 원을 기록했고 총부채는 7614억 원에 달했다. 2024년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6342억 원 초과한 상태에서 외부감사인은 계속기업 존속 불확실성을 이유로 감사의견 거절을 냈다. 몽골 광산 실적 추정 논란과 유상증자 철회 등으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까지 겹치며 시장 신뢰도 사실상 무너졌다.

부산시는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4월부터 행정부시장을 단장으로 하는 기업 위기대응 TF를 구성해 운영 중이다. TF는 협력업체 지원, 고용 안정, 금융권 협의 등을 맡는다. 시는 특히 금양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총 100억 원 규모, 이차보전 2%의 특례보증을 시행하고, 피해 근로자를 위한 통합상담창구도 운영하기로 했다.

다만 부산시 내부에서는 지역경제 충격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판단이 나온다. 금양 주력 사업인 발포제는 수출 비중이 90%에 달하고, 2차전지 설비업체 상당수도 타 지역 기업이어서 협력 생태계 연쇄 붕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지역 산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부산의 첨단산업 육성 전략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시는 금양을 중심으로 기회발전특구 사업을 추진하고 ‘원스톱 투자지원 전담공무원(PM)’까지 운영하며 지원해 왔다. 이에 따라 향후 대규모 첨단산업 투자 유치 과정에서는 기업의 재무 건전성과 사업 지속 가능성에 대한 사전 검증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단기간 투자 규모와 고용 숫자에만 초점을 맞춘 지자체 유치 경쟁보다 기업의 재무 건전성과 사업 실현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검증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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