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누구나 역사 왜곡 바로 잡는 외교관 가능하죠”
■박기태 반크 단장
中 동북공정 등 한국 역사·문화 왜곡 여전해
온라인에서 우리 역사·문화 바로잡기도 ‘안보’
잘못된 정보, 한국에 대한 왜곡된 인식 심어줘
외교관 아니어도 AI 활용해 한국 알리기 가능
수정 2026-05-23 16:28
입력 2026-05-23 07:30
“해외 교과서에 중국 만리장성의 경계를 북한 평양 일대로 표기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교재로 교육받은 외국 학생은 한국이 과거 중국의 식민지였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거죠.”
박기태 반크 단장은 22일 서울 성북구 반크 사무실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잘못된 역사 정보를 바로잡는 것도 국가 안보”라며 이 같이 말했다. 박 단장은 대학생 시절인 1999년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를 창립해 동해·독도 표기 수정 등 우리 역사·문화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활동을 펼쳐왔다. 취업을 위해 토익 공부를 하다 ‘제품이 이상이 있을 때 항의하는 영어 표현법’을 익힌 것이 현재 사이버 외교 수장의 길을 이끌게 됐다. 그는 해외 유명 지도제작업체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일본해 표기의 문제점을 지적했고, 해당 업체는 박 단장의 반론을 받아들여 동해를 병기하겠다는 입장을 보내왔다. 민간 외교사절단 반크의 역사는 이렇게 시작됐다.
박 단장은 27년이 지난 현재에도 해외 주요 서적과 교과서 등에 우리 역사·문화 왜곡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매년 외국 교과서 30~40권을 직접 구매해 살펴보고 또 제보를 받기도 한다”며 “최근에 영국 옥스퍼드 교과서에 삼국 시대의 한반도 일부가 중국 영토로 표기된 것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중국의 동북공정과 맞닿아 펼쳐진 역사 왜곡이다. 동북공정은 삼국시대의 고구려, 발해 등 동북부 만주 지역에 있던 국가를 중국 역사로 편입한 중국의 역사 연구 사업이다. 그는 “20여 년 전 중국이 만리장성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할 당시에 경계는 베이징 옆 산해관이었다”며 “이 경계가 야금야금 확대되더니 지금은 압록강 넘어 함경도, 이제 평양까지 과거 중국의 영토였던 것처럼 표기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우리 국토의 동쪽 끝 독도에 대한 잘못된 정보도 여전하다. 박 단장은 “세계 최대 IT기업 마이크로소프트의 지도에서도 독도가 다케시마로 표기된 경우가 있었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때 역사적으로 과거 자신들의 땅이었다는 점을 주장했다. 역사 왜곡을 가만히 참고 있으면 침략자에게 잘못된 명분을 제공하게 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해외에서 한국을 ‘기적의 나라’로 평가하는 것에 대해서도 우리 역사에 대한 단편적 정보가 만들어 낸 결과라고 우려했다. 그는 “많은 외국인이 100여 년 전 식민지였던 나라가 단기간에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고 선진국과 겨룰 정도로 경제 발전을 이룬 성과를 기적으로 본다”면서 “이는 우리의 전체 역사를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기적의 나라가 아닌 저력의 나라”라며 “삼국시대에도 외세의 침략에 맞서 싸웠고 조선은 인류 역사상 흔치 않게 500년 이상 이어진 왕조”라고 설명했다.
박 단장은 최근 인공지능(AI)의 활용이 역사 바로 알리기에는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반 시민들이 역사 왜곡에 분개하면서도 반크 활동은 부담스러워한다”며 “그 이유를 물으니 어학 실력과 우리 역사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이제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각종 서한과 영상 등 콘텐츠 제작, 언어 번역이 가능하게 됐다. 일반인들도 이같이 활동하는 게 어렵지 않아졌다”며 “우리 국민 누구나 한국의 역사·문화를 해외에 올바르게 알리는 ‘AI외교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러한 맥락에서 올 3월 ‘AI외교관: 세계를 이끄는 반크의 외교 혁명’을 집필했다. 그는 “그동안 집필한 저서들은 반크의 사례를 소개하고 참여를 독려하는 내용이 중심이었다. 이번 저서 AI외교관은 ‘이제 당신들이 직접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역사와 문화 알리기 활동을 하며 그동안 정치권에서 ‘러브콜’도 여러 번 받았다고 회상했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정치권에서 비례대표 의원 등을 제안 받았지만, 부담스러워 고사했다”며 “외교관은 아니지만 민간 외교를 통해 가치 있는 일을 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AI 외교관 한 명이 국제기구의 역할도 할 수 있다”며 “반크 회원이 아니더라도 같은 활동을 하는 AI 외교관을 늘려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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