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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데이’ 정용진, ‘개인정보 유출’ CJ… 굵직한 사건 몰리는데 내부 기강은 ‘흔들’

입력 2026-05-24 12:19

22일 오후 광주 서구 광천동 신세계백화점 광주점 앞에서 5·18 단체 관계자들이 ‘탱크데이’ 판매 촉진 행사를 연 ‘스타벅스 코리아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오후 광주 서구 광천동 신세계백화점 광주점 앞에서 5·18 단체 관계자들이 ‘탱크데이’ 판매 촉진 행사를 연 ‘스타벅스 코리아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타벅스가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탱크데이’ 프로모션을 진행해 논란이 된 가운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을 상대로 한 고발장이 경찰에 접수됐다. 이달 19일에는 CJ그룹 전·현직 여성 직원 330명의 개인 정보가 유출된 사건이 발생해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수사에 착수했으며, 삼성전자 노사를 둘러싼 ‘블랙리스트 의혹’이나 내달 3일 진행될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관련한 각종 사안 등 사회적 주목도가 높은 사건·사고들이 경찰에 접수되고 있다.

오는 10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을 앞두고 수사권 지키기에 나선 경찰이 대내외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중요한 시기지만 경찰은 내부적으로 흔들리고 있다. 경찰서장이 공공기관 차량 2부제 적용을 피해 긴급출동 차량을 췰퇴근에 이용한 사실이 적발돼 대기발령 조치되는 일이 발생했다. 순천에서는 전남의 한 경찰서 소속 현직 경찰관이 음주운전을 하다 단속돼 대기발령 되는 등 일선에서도 각종 비위가 발생해 경찰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2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당초 강남경찰서에 배당됐던 정 회장에 대한 모욕과 명예훼손 혐의 사건을 이달 21일 서울청 공공범죄수사대에 재배당했다. 이어 이달 22일에 경찰은 고발인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 김순환 사무총장을 마포청사로 불러 고발인 조사를 진행했다. 사건이 재배당된 지 하루 만에 고발인 조사가 이어지는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다.

앞서 이달 18일 스타벅스코리아는 5·18민주화운동 46주년 당일 ‘탱크 텀블러 시리즈’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책상에 탁!’ 등 부적절한 홍보 문구를 사용해 논란을 빚었다. 이에 서민위는 스타벅스코리아 최대 주주인 정 회장을 민주화운동 유족 등을 모욕한 혐의가 있다며 경찰에 고발했다.

21일 광주 서구 광천동 이마트 광주점 앞에서 열린 스타벅스 코리아 규탄 기자회견에서 스타벅스 텀블러와 컵 등이 깨지고 찌그러진 채로 놓여있다. 연합뉴스
21일 광주 서구 광천동 이마트 광주점 앞에서 열린 스타벅스 코리아 규탄 기자회견에서 스타벅스 텀블러와 컵 등이 깨지고 찌그러진 채로 놓여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CJ그룹 여직원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이달 18일 한 텔레그램 채널에 유출된 CJ그룹 여직원 330여 명의 휴대전화번호와 직급, 사진 등 개인정보가 가상화폐를 통해 거래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거래는 텔레그램 채널 소유권을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채널은 지난 2023년에 개설됐으며, 2800여 명이 참여하고 있었지만 최근 폐쇄됐다. 채널에서는 직원들의 개인정보 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가족 사진 등 정보도 다수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CJ그룹은 이달 18일 유출 사실을 인지한 뒤 내부 조사에 들어갔으며, 피해 직원을 상대로 개별 안내를 진행했다. CJ그룹은 유출 정보 중 회사 내부망을 통해 조회할 수 있는 내용이 들어있다는 점을 미루어 외부 해킹보다는 내부자를 통한 정보 유출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CJ그룹은 이달 19일 서울경찰청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했다. 경찰은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 사건을 배당했다. 경찰은 텔레그램 채널 운영자를 추적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개인정보 거래 시기와 판매 대금 규모 등을 파악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에게도 사건이 떨어졌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알려진 광역급행철도(GTX)-A 노선 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 문제 때문이다.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GTX-A 노선 삼성역 복합환승센터 철근 누락 논란에 대해 입건 전 조사(내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입건 전 조사를 통해 범죄 혐의점이 발견될 경우 사안을 정식 수사로 전환할 방침이다.

6·3 지방선거를 앞둔 22일 서울 서대문구 한 거리에 서울시장·구청장·시의원 후보자들의 선거 현수막이 걸려 있다. 뉴스1
6·3 지방선거를 앞둔 22일 서울 서대문구 한 거리에 서울시장·구청장·시의원 후보자들의 선거 현수막이 걸려 있다. 뉴스1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달 22일 국수본은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한 허위 글 게시자를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만든 가짜 신문 기사 형태의 게시물이 퍼지고 있다. 1980년 5월20일자 광주일보 제호를 사용해 ‘5·18이 북한 지령에 의한 것’이라는 가짜 내용이 담긴 신문 지면 사진이다. 이에 경찰은 수사를 진행하는 한편, 삭제·차단 요청도 병행하고 있다. 경찰청 국수본은 이태원 참사 유가족 13명이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 한상미 조사국장을 상대로 제출한 이태원참사특별법 위반 등 혐의 고발장도 수사 중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일선 경찰서에도 다양한 사건이 접수되고 있다. 24일 성남수정경찰서는 이날 오전 8시께 경기 성남시 수정구에 설치된 양향자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의 현수막이 훼손됐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앞서 이달 23일에는 이병택 국민의힘 인천 계양구청장 후보의 선거 현수막이 무단 철거되고, 다음날 그 자리에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후보의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는 신고가 인천 계양경찰서에 접수됐다. 경찰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적용 여부를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한숨 돌릴 틈도 없이 사건·사고가 쏟아지고 있지만 경찰은 불만을 토로할 여유가 없는 상황이다. 오는 10월 검찰청이 폐지되고 경찰과 같은 행정안전부 산하에 ‘수사 경쟁’을 벌여야 하는 중수청이 출범하기 전에 수사 역량을 입증해야하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경찰 내부에서는 2021년 출범한 국수본이 그동안 ‘한국형 FBI’를 내세워 중대 범죄 수사를 맡아왔는데 중수청이 같은 영역을 다시 맡게 되면서 역할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경찰이 중점적으로 수사해온 6대 범죄에 더해 법왜곡죄와 공무원 관련 범죄까지 중수청이 담당하게 되면서 경찰은 ‘하위 기관’으로 밀려나지 않기 위해 접수되는 사건에 대해 수사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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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금 경찰을 흔드는 것은 외부의 압박이 아닌 내부 비위다. 이달 21일 경찰청은 언론 공지를 통해 권미예 성동경찰서장을 대기발령하고 공식 감찰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중동 전쟁으로 에너지 부족 사태가 심화되자 공공기관 차량 2부제 시행했지만 권 서장은 지휘관 차량 대신 2부제 적용을 받지 않는 관용 전기차를 이용해 출퇴근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해당 전기차는 긴급 출동에 사용하도록 지정된 차량이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해당 의혹을 보고받은 뒤 신속한 감찰을 주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일선 경찰서에서도 경찰 개인의 비위가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이달 21일 광주 광산경찰서는 전남 순천경찰서 소속 현직 경감을 음주운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달 18일 오후 9시께 광주 광산구의 한 대형마트 인근 도로에서 음주를 한 상태로 차량을 운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순천경찰서는 이달 20일 해당 경찰관을 직위해제했다. 이외에도 향응을 수수하고 방송인 양정원 씨 관련 사건을 무마했다는 의혹으로 강남경찰서가 수사·형사 라인을 전면 교체하는 등 내부적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 간부급 경찰관은 “중수청 출범을 앞두고 경찰의 수사 역량이 얼마나 뛰어난지 입증해야 할 중요한 시기에 경찰 조직에 대한 신뢰감을 깎아먹는 개인 비위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어떻게 보면 경찰이라는 조직의 명운이 달린 시기인 만큼 중요 수사가 ‘남의 일’이 아니라 내 일이라고 생각하고 행동에 신중을 기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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