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의심스러운 재산 증식
파리드 자카리아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정부 발표 직전 주식 매수 등 큰 수익
면책특권에 대통령직, 돈벌이 수단 돼
공직자 규범 명문화 법치회복 나서야
수정 2026-06-02 05:00
입력 2026-06-02 05:00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 때보다 더 성숙하고 절제된 모습”이라고 밝혔다. 필자는 이 발언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린란드와 캐나다를 합병하려는 서투른 시도, 전 세계 대부분을 겨냥한 관세 인상, 명확한 전략조차 없이 갑자기 시작한 전쟁을 생각한다면 이해할 수 없는 표현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가 절제됐던 것은 그가 제약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마지못해서라도 공화당 기득권층과 국가 안보 엘리트들의 의견을 수용했다. 그의 초기 입법 의제는 폴 라이언 당시 하원의장이 구체화했고 라인스 프리버스 비서실장이 실행에 옮겼다. 게리 콘 수석경제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랫동안 원했던 글로벌 관세 인상을 단념하도록 거듭 설득했다. 미군 장성들은 이란에 대한 신중한 접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지원,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1기 집권 기간에 교훈을 얻은 듯하다. 바로 백악관 주변의 전문성이 중요하다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들이 충성스러워야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진의 이력서가 보잘것없을수록 더 좋아하는 듯하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들의 모든 것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빚지기 때문이다. 국정 운영의 과정은 충동에, 절차는 본능에, 정부는 직감에 자리를 내줬다.
사실 트럼프 1기와 2기 행정부의 가장 극명한 차이는 재산 증식이다. 토드 블랜치 법무부 장관 대행은 법무부가 트럼프와 그의 가족, 기업이 과거에 저지른 모든 세금 관련 비위에 대해 감사와 조사로부터 면책특권을 부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주식 포트폴리오가 1분기에만 약 3700건의 거래를 실행했다고 밝혔는데 그중 다수는 의심스러울 정도로 공교로운 패턴을 따르고 있었다. 해당 주식에 이익이 되는 정부 조치나 성명이 나오기 직전에 주식을 매수한 것이다. 올해 1월 6일 트럼프의 포트폴리오는 50만 달러어치의 엔비디아 주식을 사들였다. 1주일 후 엔비디아는 H200 칩을 중국에 판매할 수 있는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았다. 또 트럼프 일가의 가상화폐 벤처에 대한 아랍에미리트(UAE)의 5억 달러 투자, 해당 회사의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한 20억 달러 규모의 UAE 투자, 트럼프그룹의 쏟아지는 신규 부동산 거래들, 트럼프 일가가 투자한 뒤 미 국방부와 계약을 맺은 드론 회사 등이 이를 보여 준다. 로이터통신은 2024년 상반기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트럼프그룹의 수입이 5100만 달러에서 8억 6400만 달러로 급증했다고 추산했다. 이것은 바로 대통령직이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된다는 점을 말해 준다.
더 깊이 들여다봐야 할 문제는 왜 이런 일이 가능한지, 그리고 왜 이토록 저항이 없느냐 하는 것이다. 부패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선진 민주주의 국가의 부정부패는 선거 자금 기부, 로비 네트워크, 컨설팅 계약 등 교묘하고 제도적 형태로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선진 산업 국가의 정교한 시스템을 이용해 훨씬 더 노골적으로 사용했다.
일반 대중은 이러한 점을 우려한다. 그러나 ‘마가(MAGA)’ 지지층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극도로 양극화한 국가에서 부패는 더 이상 도덕적 결함으로 평가되지 않으며 진영이라는 필터를 거쳐 해석된다. 우리 편이 하는 일이라면 가짜 뉴스이거나, 영리한 정치이거나, 혹은 정당한 복수 중 하나가 되는 것이다. 이는 미국의 깊은 약점을 드러낸다. 건국의 아버지들은 훌륭한 헌법 체계를 구축했지만 그것은 그들이 명문화하지 않은 가정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 이는 바로 공직자들이 명시하지 않은 시민적 규범을 지키겠다는 공통된 의지를 유지할 것이라는 가정이다.
법적 안전장치는 대부분의 미국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약하다. 대통령은 일반적인 연방 이해 충돌 방지법에서 대체로 면제된다. 위에서 설명한 행동 중 상당수는 최고위급 내각 장관조차 심각한 법적 위기에 빠뜨릴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대통령의 경우 탄핵과 상원의 3분의 2 이상의 유죄유판결뿐이다. 지금과 같이 당파적인 시대에 이는 기적이나 다름없는 일이다.
이러한 부조리한 참극에 대한 성숙한 대응은 법치의 회복이다. 트럼프 집권 이후 미국의 시급한 과제는 불문율의 규범을 법률로 명문화하고 대통령의 윤리적 면책특권을 축소하며 세계 최고의 공직이 두 번 다시 가족 사업의 발판이 되지 않도록 보장하는 법적 장치를 마련하는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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