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안보합의 이행협상…이젠 가시적 성과 도출해야
수정 2026-06-03 04:18
입력 2026-06-02 19:11
한미 양국이 지난해 10월 경북 경주에서 진행된 한미 정상회담 때 합의한 핵추진잠수함 건조와 우라늄 농축,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등 안보 분야 후속 조치에 대한 이행 협의를 2일부터 시작했다. 우리 정부는 당초 이행 방안 협의 개시 시점을 늦어도 올해 초로 기대했지만 대미 투자 지연과 쿠팡 사태, 이란 전쟁 장기화 등의 여파로 계속 지연됐다.
뒤늦게나마 양국이 고위급 차원에서 협의에 착수한 것은 핵심 안보 이슈 조율을 통한 동맹 강화를 모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추진과 동맹 현대화, 비관세장벽 문제 등 주요 관심사에서 양국의 시각차가 있는 만큼 구체적 합의안 도출에 진통이 따를 수 있다. 미국 조야에서 이재명 정부의 강경 좌파 성향과 한국의 핵무기 개발 등을 트집 잡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부담 요인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양국의 안보 합의 이행 협상 회의 직전 ‘한국, 미국에 대해 강경 좌파 노선으로 전환’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해 미국 강경 보수 진영의 반한(反韓) 정서를 부각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동맹 현대화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자주국방력을 강화하는 것은 우리 입장에서 절체절명의 과제다. 정부가 최근 열린 미래국방전략위원회에서 향후 10년 안에 자체 개발·건조한 핵추진잠수함을 진수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것도 그런 맥락일 것이다. 한반도 방어를 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가능하지도 않다는 점은 두말할 나위 없이 분명하다. 하지만 전쟁 억제 역량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한미 동맹보다 자주국방을 더 강조하다가는 자칫 국가 안보에 큰 허점을 드러내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북한이 중국·러시아와의 밀착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국방력 강화를 위해 미국과의 안보 협력을 보다 굳건히 해야 한다. 그러려면 이번 양국 간 회의에서 핵추진잠수함 획득,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보, 조선 분야 협력 등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반드시 도출할 필요가 있다. 한미 동맹이 더 강해지지 않으면 북중러의 안보 위협을 감당할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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