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격투기 선출이야”…재소자들 초크 걸고 안마시킨 ‘감방왕’ 최후
입력 2026-06-04 00:00
그날의 뉴스는 지나갔지만, 그 의미는 오늘에 남아 있습니다. ‘오늘의 그날’은 과거의 기록을 통해 지금을 읽습니다. <편집자주>
2023년 6월 4일. 자신이 이종격투기 선수 출신이라고 으스대며 다른 재소자들을 괴롭힌 30대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날 인천지법 형사14단독 이은주 판사는 상해와 강요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2021년 인천구치소에 수감된 A 씨는 같은 수용실을 쓰는 다른 재소자들에게 자신이 수감 전 이종격투기 선수로 활동한 사실을 자랑삼아 떠벌리며 위협을 가했다. 피해 재소자 B(당시 29세) 씨와 C(당시 25세) 씨는 A 씨의 지시에 따라 두 귀를 잡고 엎드린 상태에서 “귀뚤”이라고 소리치고, 흉기로 찌르는 듯이 손을 앞으로 뻗으며 “강도”라고 외쳐야 했다. 또 바닥에 엎드린 채 성행위를 하는 듯한 자세도 잡아야 했다. 이들은 “하기 싫다”고 거부했으나, A 씨가 때릴 듯 겁을 준 탓에 2개월 넘게 매일 같은 행동을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초크 걸고 안마시키고 왕 노릇 = A 씨의 악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해 재소자들은 A 씨의 명령에 따라 서로 복부를 때리기도 했으며, A 씨가 ‘KCC’라는 이름으로 만든 클럽에 가입해 강제로 운동까지 해야 했다. A 씨는 B 씨가 “운동을 그만하고 싶다”고 말하자 “다른 재소자들한테 복부 10대를 맞고 탈퇴하라”면서 윽박질렀다.
A 씨는 두 사람에게 폭행도 일삼았다. 그는 “야 이리로 와봐”라며 B 씨와 C 씨를 불러세우고는 “기분 좋게 기절시켜 주겠다”면서 다리로 목을 조르는 이른바 ‘초크’ 자세를 취했다. 두 사람은 A 씨에게 “뇌에 피가 안 통할 것 같다”면서 거절했지만 소용없었고 10차례의 초크를 견뎌야 했다.
B 씨는 구치소에 있던 2개월간 A 씨의 전용 안마사이기도 했다. A 씨가 “야. 여기 와서 마사지 좀 해봐”라고 지시하면 20분 동안 A씨 몸 구석구석을 주물렀다. A 씨는 평소 아침마다 화장실에 가던 B 씨에게 “앞으로 화장실 가면 죽여버린다. 급하면 바지에 싸라”라고 협박하기도 했다.
결국 검찰은 상해와 강요 등 혐의로 A 씨를 재판에 넘겼다. 증인으로 재판정에 선 B 씨는 “A 씨가 무서워 (수치스러운 행동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며 “안마도 하기 싫었지만 맞을까 봐 두려워 요구대로 했다”라고 증언했다. 또 다른 피해자 C 씨도 “인천구치소에서 우리를 보호해 주는 사람이 없어 고립된 상태였다”면서 “A 씨는 말을 듣지 않으면 다른 재소자에게 때리게 하는 방법으로 괴롭혔다”고 밝혔다.
◇“장난이었다” 부인했지만 = 그러나 A 씨는 자신의 행동이 모두 장난이고 피해자들이 원해서 일어난 사건들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엎드리게 해서 시킨 행동은 장난이었고 서로 때리게 한 적은 없다”며 “안마도 B 씨가 스스로 했고, 기절시킨 적은 있지만 피해자들이 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A 씨가 범행할 당시 상황 등을 일관되게 진술했다”며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알 수 없을 정도로 구체적이고,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구치소에 수용돼 반성하며 생활해야 하는데도 다른 재소자들을 상대로 범행했다”면서도 “피해자들이 받은 고통과 피고인이 납득할 수 없는 변명을 하며 반성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교정시설 내 폭행 사건은 매년 증가 추세다. 법무부 교정본부의 징벌 사유별 현황을 보면, 전국 교정시설에서 재소자 간 폭행으로 징벌을 받게된 사건은 2021년 4762건, 2022년 5130건, 2023년 6166건, 2024년 6320건이었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오늘의 연재
더 많은 연재오늘의 이슈
더 많은 이슈-
565개
-
2,154개
-
203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