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계좌 겨냥 채권혼합형 ETF 열풍…순자산 12조 돌파
연금 투자자 선택…5개월 만에 8조 늘어
연금 계좌서 주식 비중 최대 85% 노출 효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채권 섞어 인기
현대차·기아, 삼성전자·현대차 혼합형도 등장
입력 2026-06-03 19:26
퇴직연금 투자 문화가 ‘예금’에서 ‘투자’로 바뀌면서 자산운용사들의 상장지수펀드(ETF) 전략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지수형 ETF와 테마형 ETF를 중심으로 한 상품 경쟁이 일어났다면 최근에는 연금 계좌 투자 수요를 겨냥한 채권혼합형 ETF 개발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채권혼합형 ETF 순자산총액(AUM)은 2024년 말 1조 7214억 원에서 2025년 말 4조 6341억 원으로 늘어났다. 이달 2일 기준으로는 12조 4014억 원으로 불어나며 연금 투자자들의 대표 상품군으로 자리 잡았다.
시장 확대의 배경에는 퇴직연금 운용 규제가 있다. 현행 제도상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과 개인형퇴직연금(IRP)은 위험자산 투자 비중이 70%로 제한된다. 나머지 30%는 예금이나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채워야 한다.
반면 주식 비중이 50% 미만인 채권혼합형 ETF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채권혼합형 ETF를 활용해 안전자산 규제를 충족하면서도 계좌 전체 주식 투자 비중을 최대 85%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대표적으로 KB자산운용의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은 상장 3개월 만에 순자산 3조 원을 돌파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표주에 투자하면서도 연금 계좌 내 안전자산 규제를 충족할 수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올해 4월 상장한 ‘KODEX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도 한 달 새 3847억 원이 유입됐다.
최근 들어 투자 대상도 다양해지고 있다. 은 현물과 국고채를 각각 50%씩 담는 ‘PLUS 은채권혼합’, 코스닥150과 단기 국공채를 섞은 ‘1Q 코스닥150채권혼합50액티브’ 등 다양한 상품이 등장했다. 이달에는 ‘1Q 현대차기아채권혼합’ ‘WON 삼성전자현대차채권혼합’ 등이 출시됐다.
업계에서는 채권혼합형 ETF 열풍이 단순한 상품 유행을 넘어 퇴직연금 시장 변화의 상징이라고 보고 있다. 김도형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은 “최근에는 투자자들이 ETF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수익률을 관리하면서 상품 구조 자체도 연금 친화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특히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 수요가 높아지면서 대형주와 채권혼합을 섞은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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