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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성과 타성이 지옥불로 내몰았다” 유족들 울분...한화 대표는 고개 숙여

[대전 한화에어로 참사]

DNA 감정 거쳐 사망자 5명 신원 모두 확인

손재일 대표 두 차례 면담…“죄송하다” 반복

“지난 사고와 달라진 것 없어” 재발방지 촉구

유성구, 합동분향소 설치·심리회복지원 검토

입력 2026-06-03 22:01

지면 27면
3일 오전 대전 유성구 선병원 장례식장을 찾은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가 취재진과 만나고 있다. 남소정 기자
3일 오전 대전 유성구 선병원 장례식장을 찾은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가 취재진과 만나고 있다. 남소정 기자
3일 오전 대전 유성구 선병원 장례식장을 찾은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가 고개를 숙이고 있다. 남소정 기자
3일 오전 대전 유성구 선병원 장례식장을 찾은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가 고개를 숙이고 있다. 남소정 기자

“당신들이 말하는 관성과 타성이 근로자들을 지옥불로 집어넣은 것 아닙니까.”

3일 오전 10시께 대전 유성선병원 장례식장.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사업장 폭발 사고 희생자들의 빈소는 아직 차려지지 않았고 장례식장에는 적막만이 감돌았다. 유족들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유전자(DNA) 감정을 거쳐 뒤늦게 가족 품으로 돌아온 시신을 마주하고도 슬퍼할 겨를이 없었다. 호실과 복도를 오가며 장례 일정을 확인했고 일부는 휴대폰을 붙든 채 가족들에게 힘겹게 비보를 전했다.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훔치거나 고개를 숙인 유족들의 모습도 보였다.

장례식장 안팎에 흩어져 있던 유족들은 회사 측과 시신 인도 절차, 장례 일정 등을 논의했다. 이날 현장에는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와 가재웅 대전사업장장 등이 찾았다. 손 대표는 오전 9시 30분과 10시 40분 두 차례 유족들을 만났다. 유족들은 과거 대전 사업장에서 반복된 폭발 사고를 언급하며 안전관리 대책이 제대로 이행됐는지 따져 물었다. 사고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도 요구했다.

면담 과정에서 유족들은 회사 측의 관리 부실을 강하게 질타했다. 일부 유족은 “관성과 타성 때문에 근로자들이 위험한 작업장으로 내몰린 것 아니냐”며 울분을 토했다. 손 대표는 유족들의 말을 들으며 여러 차례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숙였다. 그는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하며 사고 수습과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면담 뒤 취재진과 만난 손 대표는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유가족들의 슬픔을 전부 헤아릴 수는 없지만 조금이라도 덜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3일 오후 대전 유성구 선병원 장례식장에 장례물품들이 쌓여있는 모습. 남소정 기자
3일 오후 대전 유성구 선병원 장례식장에 장례물품들이 쌓여있는 모습. 남소정 기자
3일 폭발 사고 사망자들이 안치된 대전 유성구 선병원 장례식장 내부는 적막감만이 흐르고 있었다. 장례식장 한켠에는 장례용품만이 쌓여 있었다. 남소정 기자
3일 폭발 사고 사망자들이 안치된 대전 유성구 선병원 장례식장 내부는 적막감만이 흐르고 있었다. 장례식장 한켠에는 장례용품만이 쌓여 있었다. 남소정 기자

다만 장례 절차 협의는 마무리되지 않았다. 유족들과 회사 측은 장례 방식과 지원 범위를 놓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날 오전까지 빈소도 정식으로 마련되지 않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유족 의사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장례 절차를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전 유성구 재난안전대책본부도 유족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유족 대표 선임 절차를 진행하는 한편 합동분향소 설치 방안도 검토 중이다. 유족 지원을 위해 1대1 전담 공무원을 배치했고 재난피해자지원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는 장례식장에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 부스를 마련해 유족과 지인들에게 심리 상담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사고는 이달 1일 오전 10시 59분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사업장에서 발생했다. 로켓 추진체 제조에 사용된 공구를 세척하던 중 폭발이 일어나 근로자 5명이 숨졌다. 해당 사업장에서는 2018년 5월 폭발 사고로 5명이 숨졌고 2019년 2월에도 추진체 이형공실 폭발로 근로자 3명이 사망했다. 이번 사고까지 포함하면 같은 사업장에서 8년 사이 폭발 사고로 숨진 근로자는 13명이다. 노동 당국과 경찰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와 안전관리 책임 소재를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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