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 AI로 신약 효과 미리 예측한다
세포주·오가노이드·동물모델 연결하는 AI 개발
신약개발 최대 난제 ‘스케일 갭’ 해결 도전
과기정통부 사업 선정…2029년까지 30억 투입
입력 2026-06-04 09:45
국립암센터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신약 후보물질의 실제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세포 실험 결과를 기반으로 동물실험과 환자 환경에서의 약물 반응까지 예측해 신약개발 성공률을 높이고 개발 기간을 단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립암센터는 생물정보연구과 신동관 박사 연구팀이 세포주와 오가노이드, 동물모델 등 서로 다른 실험 환경의 결과를 연결해 약물 반응을 예측하는 ‘생물학적 세계 모델’ 개발에 착수했다고 4일 밝혔다.
신약개발은 세포 실험에서 뛰어난 효능을 보인 후보물질이 동물실험이나 실제 환자에게서는 기대만큼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투입되지만 최종 허가에 성공하는 후보물질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연구팀은 AI가 세포 실험 결과를 학습한 뒤 실제 생체 환경과 유사한 오가노이드와 동물모델에서 어떤 반응이 나타날지를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AI가 신약 후보물질의 ‘가상 임상시험장’ 역할을 수행하는 셈이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AI+과학기술 혁신기술개발 사업’ 바이오 분야 대표 과제로 선정돼 추진된다. 사업비는 총 30억 원 규모다. 해당 사업은 AI를 활용해 연구 방식을 혁신하고 국가 전략 분야의 연구개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2026년부터 2029년까지 4년간 총 225억 원 규모로 진행된다.
현재 신약개발의 가장 큰 난제 중 하나는 실험실 환경과 실제 인체 환경 간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스케일 갭’이다. 종양 주변 환경과 면역반응, 세포 간 상호작용 등 실제 인체의 복잡한 특성이 실험실에서는 충분히 재현되지 않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세포주와 오가노이드, 동물모델을 각각 하나의 독립된 생물학적 세계로 정의하고 한 세계에서 얻은 약물 반응 정보를 다른 세계로 옮겨 예측할 수 있는 AI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특정 약물을 투여했을 때 암세포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어떤 유전자가 활성화되거나 억제되는지까지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연구는 단순히 약효 유무를 판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약물이 세포 내에서 일으키는 변화를 생성형 AI를 활용해 예측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가 성공할 경우 신약 후보물질의 실패 가능성을 조기에 판별해 개발 비용을 줄이고 유망한 치료제를 보다 빠르게 선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어떤 환자에게 어떤 약물이 효과적인지를 예측하는 정밀의료 연구에도 활용할 수 있어 암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에는 신동관 박사를 연구책임자로 국민대학교 인공지능학부 음수빈 교수 연구팀과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암의생명과학과 김윤희 교수 연구팀이 공동 참여한다.
신 박사는 “실험실에서 효과가 있었던 약물이 실제 환자에게도 효과를 보일지 예측하는 것은 신약개발의 가장 어려운 과제 중 하나”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신약개발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암 치료제 개발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핵심 기술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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