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교육감이 수도권 장악…“수월성 보다 평준화 교육에 힘 실린다”
16개 교육감 자리 중 진보가 10개 차지
서울·경기·인천 등 핵심 지역 장악
권순기(경남) 당선으로 보수 6자리 확보
교육교부금 문제 조율 등 넘어야 할 산 많아
입력 2026-06-04 10:53
이번 6·3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진영이 전국 16개 시도 교육감 가운데 10곳을, 보수진영이 6곳을 각각 가져갔다. 다만 서울, 경기, 인천 등 학령인구가 집중된 수도권을 진보 진영이 석권한 만큼 사실상 진보진영의 완승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애초 진보지영 우세 지역으로 평가 받았던 대전과 세종에서 보수 진영 후보가 당선되며 보수 또한 어느정도 체면치레를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경남지역은 막판까지 보수와 진보진영 후보간의 접전이 이어져 가장 늦게 당선인(권순기·보수)이 확정되기도 했다.
3일 치러진 6·3 교육감 선거 개표 결과 진보 성향 당선인만 10명이 배출됐다. 특히 서울·경기·부산·인천 등 학령인구 집중 지역을 석권하며 사실상 진보의 완승으로 끝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입시 경쟁 완화와 교육 복지 확대를 앞세운 진보 진영의 전략이 일정 부분 효과를 낸 데다 12·3 계엄 사태 이후 보수 진영에 대한 반발 기류가 진보 성향 교육감 후보 지지로까지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전국 시도지사 선거에서 진보 측인 여당이 12석, 보수 측인 야당이 4석을 각각 가져갔다는 점에서 교육감 선거에서는 학업능력 성취 향상에 초점을 둔 보수진영 지지세가 시도지사 선거 대비 높았다.
올해 교육감 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꼽힌 서울에서는 8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지만 10시 30분 현재 기준 정근식 현 교육감이 30.37%의 득표율로 무난히 재선 고지에 올랐다. 선거 전에는 진보 성향 후보만 3명이 출마한 점이 변수로 꼽혔지만 실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다만 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진보 진영 내부의 갈등은 향후 교육감 선거에도 부담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 정근식 후보와 한만중 후보는 ‘민주진보 후보’ 명칭 사용을 둘러싸고 쌍방 고소에 나서는 등 정책 경쟁보다 네거티브 공방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교육감 후보가 이같이 난립한 배경에는 선거비용 보전과 같은 현실적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 또한 나온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교육감 후보는 유효 투표 총수의 10% 이상을 득표하면 선거비용의 절반을, 15% 이상을 득표하면 선거비용 전액을 보전받을 수 있다. 반면 중도 사퇴 시에는 한 푼도 보전받을 수 없다. 이 때문에 상당수 후보가 당선 가능성보다 일정 수준 이상의 득표율 확보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쳤다는 분석이 꾸준히 제기된다. 특히 보수 진영 조전혁 후보는 선거 과정에서 학생인권조례 폐지와 동성애 반대 등을 강조하며 지지층 결집에 주력했으며 결국 최종 득표율 23.4%대를 기록했다. 보수 단일화 후보인 윤호상 후보는 14.5% 내외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조 후보측은 선거비 전액을, 윤 후보 측은 선거비 절반을 각각 보전받게 됐다.
서울 외 지역에서도 진보 진영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인천에서는 도성훈 현 교육감이 이대형·임병구 후보와의 3자 구도 속에서 현역 프리미엄을 바탕으로36.35%의 득표율로 당선에 성공했다.
3선 설동호 교육감이 연임 제한으로 출마하지 못한 대전교육감 선거에는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5명의 후보가 출마했으며 출구조사 및 개표 중반까지의 결과로는 진보 성향의 성광진 후보 당선이 유력했지만 치열한 접전 끝에 보수 성향인 오석진 후보가 27.48%로 당선됐다. 교육감 당선인들 가운데 가장 낮은 득표율이다.
울산에서는 진보 성향의 조용식 후보가 39.22%의 득표율로 당선됐으며 강원에서는 진보 성향의 강삼영 후보가 41.54%의 득표율로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세종에서는 출구조사 결과와 달리 중도 보수인 강미애 후보가 36.25%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이와 관련해 선거 막판에 불거진 최교진 교육부 장관의 임전수 후보 지원 논란이 임 후보 측에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주에서는 진보 성향의 고의숙 후보가 보수 성향의 김광수 현 교육감을 제치고 48.08%의 득표율로 당선 됐으며 현역 교육감 두 명이 출사표를 던진 전남에서는 김대중 현 교육감이 42.52%의 득표율로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전국에서 학령인구가 가장 많은 경기에서는 개표 초반 앞서갔던 임태희 현 교육감이 5선 의원 출신인 안민석 후보의 조직력 및 인지도를 넘어서지 못해 재선에 실패했다. 안 당선인의 득표율은 52.81%로 전북의 천호성 당선인(56.63%)에 이어 교육감 후보 중 두번째로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경남에서는 진보 성향 송영기 후보가 보수 단일화 후보인 권순기 후보가 막판 까지 엎치락뒤치락하다 권 후보가 38.53%의 득표율로 송영기 후보(38.13%) 측에 신승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보수 성향 현직 교육감들에게 만큼은 현역 프리미엄이 크게 작동하지 않았다. 이번에 출마한 정근식 서울교육감, 임태희 경기교육감, 도성훈 인천교육감, 김석준 부산교육감, 강은희 대구교육감, 신경호 강원교육감, 임종식 경북교육감, 윤건영 충북교육감, 김광수 제주교육감, 김대중 전남교육감, 이정선 광주교육감 등 11명이 현역이었지만 경북·대구 등 보수세가 강한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기존 보수 성향 교육감들은 현역 프리미엄을 누리지 못했다. 실제 2018년 선거에서는 현직 교육감 12명이 모두 당선된 반면 2022년에는 현직 교육감 13명 중 9명이 당선되는 등 현역 프리미엄은 갈수록 약해지는 추세다.
다만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도 유권자의 무관심이 상당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교육감 선거 투표용지에는 기호나 정당명이 없어 교육 이슈에 관심이 낮은 유권자는 앞쪽에 배치된 후보에게 투표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교육 1번지’로 불리는 서울 대치동에 거주하는 유권자 A 씨는 “교육감 후보 포스터에 쓰인 배경색을 보고 후보가 진보인지 보수인지를 판단했다”며 “양 진영 모두 후보가 너무 많아 결정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4년 전 교육감 선거에서 무효표가 시도지사 선거의 3배가량인 전체의 4% 수준이었다는 점에서 올해 교육감 선거에서도 무효표로 분류되는 표가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편 6·3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진영이 전국 교육감직의 과반을 차지하며 이들이 공약으로 내세운 교권 강화와 민주시민 교육 확대 등의 정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돌봄 교육과 학생 교통비 지원 등 각종 교육 복지 정책도 공약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진보 진영에서 공약한 내신과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절대평가 전환과 같은 대입 제도 변경 부문은 교육감 권한이 아닌 데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라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국제고 등의 일반고 전환 또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 등 교육부와 조율이 필요한 이슈라 추진 과정에서 난관이 예상된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과 관련해 관련 예산을 지키기 위한 중앙정부와 정치권과의 힘겨루기도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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