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야간거래에서 1540원 넘어…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정 2026-06-04 17:55
입력 2026-06-04 17:20
원·달러 환율이 다시 1500원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장중 1540원 선까지 위협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자 시장에서는 1500원대 환율이 일시적 급등 구간을 넘어 새로운 기준선으로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3.3원 오른 1529.7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는 올해 3월 31일 1530.1원 이후 두 달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어진 야간 거래에서는 한때 1540원 선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2009년 3월 10일 장중 1561.0원을 기록한 이후 17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 상승은 중동 지역 지정학적 불안과 달러 강세가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이어지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 후반까지 치솟았고,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는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했다.
전날 국내 외환시장이 휴장한 사이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환율이 장중 1536원까지 오른 점도 이날 상승세에 반영됐다.
국내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 매도세가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 이달 들어 3거래일 동안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한 규모는 18조7000억 원에 달한다.
이날에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6조9880억 원을 순매도하며 지난달 7일부터 19거래일 연속 순매도 흐름을 이어갔다. 주식 매도 자금을 달러로 환전해 빠져나가는 역송금 수요가 늘면서 원화 가치가 추가로 하락한 것이다.
특히 환율은 지난달 15일 종가 기준 1500.8원으로 1500원을 넘어선 이후 13거래일 연속 15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중동 전쟁 직후인 지난 3월 26일부터 4월 7일까지 이어진 9거래일,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2월 24일부터 3월 10일까지의 11거래일 기록을 모두 넘어선 수치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12월 말부터 1998년 3월 초까지 이어진 49거래일 연속 1500원대 이후 가장 긴 기간이기도 하다. 시장에서는 1500원대 환율이 일시적 급등 구간이 아니라 새로운 환율 레벨로 고착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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