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국내 고립·은둔 청년의 규모를 총인구의 1% 수준인 약 54만 명으로 추산했다. 유례없이 가파른 증가 속도도 문제지만, 더욱 뼈아픈 것은 이것이 우리 사회 중추인 청년층이 소리 없이 ‘증발’하고 있다는 심각한 경고음이라는 사실이다. 먼 나라 이야기 같았던 일본의 히키코모리 현상, 서울연구원이 예견한 ‘탈관계화된 축소사회’는 이제 먼 미래의 디스토피아가 아니다. 바로 오늘, 우리가 마주한 냉혹한 현실이 되었다. 특히 생성형 AI와 초개인화 알고리즘이 고도화된 지금, 고립의 양상은 과거와 질적으로 달라졌다. 청년들은 굳이 타인을 만나 갈등을 겪거나 감정을 소모하지 않아도 된다. AI 챗봇은 언제나 상냥하게 대답해주고, 유튜브 알고리즘은 내가 듣고 싶은 말만 골라주는 ‘디지털 벙커’를 제공한다. 이러한 디지털 초(超)개인주의는 개인에게 안락함을 주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인간 고유의 사회적 근육을 퇴화시키고 있다. 사회발전의 가장 중요한 원동력인 ‘인간적 유대(Human Bond)’라는 사회적 자본이, 효율성이라는 미명 하에 급격히 소진되고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적 노동을 빠르게 대체해 나가
by 서순탁
전 서울시립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