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하늘을 날고자 하는 인간의 소망은 오랫동안 괴짜 발명가들의 상상력을 자극해 왔다.
거대한 풍선을 매 단 자동차나 새처럼 날개를 펄럭이며 비행하는 인간동력 항공기(HPA) 등이 그 결과물이다. 지난 1998년 경남 통영의 김 모 씨는 이 같은 도전의 연장선상에 있는 듯한 실용신안 하나를 출원했다.
헬리 콥터의 로터와 유사한 프로펠러를 채용, 비행능력을 확보 한 '프로펠러 자전거'가 바로 그것이다. 이 자전거에는 총 두 개의 프로펠러가 탑재돼 있다. 앞 바퀴 부근에는 자전거를 공중에 띄우는 역할을 하는 메인 프로펠러가, 뒷바퀴 부근에는 비행(?) 중 자전거의 좌 우균형을 잡아주는 보조 프로펠러가 위치한다.
프로펠러의 구동력은 뒷바퀴로부터 얻는다. 별도의 베벨기어를 활 용, 뒷바퀴의 회전력을 프로펠러의 회전력으로 전환하는 것. 때문에 사용자는 일반 자전거와 마찬가지로 힘차게 페달을 돌리기만 하면 된다는 게 출원인의 설명이다.
이런 능력을 발휘하는 자전거가 실제 출시된다면 그 가격과 상관없이 많은 레어 아이템 마니아와 얼리어답터 들을 중심으로 커다란 각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출원인은 출원 당시의 자신감과는 사뭇 다르 게 특허청의 심사 중 출원을 자진 철회했다. 그 속내야 알 수 없지만 탄소섬유 등 초경량·고강도 소재와 수십 m의 날개, 첨단공기역할 설계의 HPA조차 아직 상용성에 근 접하지 못한 상황에서 단순히 프로펠러와 자전거를 융합 하는 것만으로는 비행이 불가하다는 뻔한(?) 사실을 뒤늦 게 알게 된 것은 아닐까.
박소란 기자 psr@sed.co.kr
자료제공: 한국특허정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