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천외 특허세상] 향수 머리핀

여성들에게 향기는 옷이나 가방처럼 자신을 표현하는 패션 요소다. 기분과 날씨, 옷차림에 따라 다른 향수를 뿌리는 것은 흔한 일 이고 머리카락에서 풍기는 냄새조차 간과하지 않는다.

머리를 감 을 때 헹굼물에 향수 몇 방울을 떨어뜨리는 여성도 있을 정도다. 여성들의 이 같은 향기 사랑을 간파한 듯 서울의 박 모씨는 지난 1999년 '향기 나는 머리핀'의 실용신안을 출원했다. 이는 일반 머리핀과 방향제를 결합한 아이템이다.

머리핀 안쪽 중 심부에 방향제 용기 삽입부를 구비해 자연스럽게 머리카락에서 향 기가 발산되도록 했다. 방향제 용기에는 원터치형 개폐조절 장치가 마련돼 있어 때때로 버튼을 눌러 일정 강도의 향기를 지속적으로 발 산할 수 있다.

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조금씩 방향효과가 사라지는 향수와 차별화되는 장점이자 머리핀을 사용하지 않을 때 방향제의 낭비 를 막는 효과도 함께 누릴 수 있다.

특허청은 여성들의 새로운 액세서리로 인기를 끌 수도 있을 이 아이 템의 손을 들어주며 실용신안 등록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 또한 출원 인의 특허료 불납으로 권리가 소멸된 상태다. 모르긴 몰라도 여성들의 취향이 생각보다 까다롭다는 사실을 뒤늦게 나마 눈치 챈 때문이 아닐까.

실제로 단지 향기가 난다는 이유로 머리핀을 구매할 여성은 많지 않다. 얼마나 매력적인 향기인가를 꼼꼼히 따진 후에 야 비로소 여성들은 지갑을 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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