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신드롬은 우리나라에 본격적인 빙상 스포츠 붐을 일으켰다. 피겨 스케이팅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주말 저녁시간에 방영되기도 했을 정도다. 하지만 주변에서 실제로 빙상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을 보는 것은 쉽지 않다. 접근성, 인프라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축구나 야구처럼 손쉽게 팀을 이뤄 승부를 겨룰 수 있는 종목이 없기 때문인 까닭도 있다.
이와 관련 2004년 충남 계룡시의 신 모씨는 빙상에서 축구를 할 수 있는 ‘빙상 전용 축구화’를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
이 축구화의 특징은 축구화 특유의 돌기인 스터드를 대신해 빙상에서의 활주가 가능하도록 스케이트 블레이드를 장착했다는 데 있다. 출원인은 출원서에서 빠른 스피드와 급회전을 위주로 한 종래의 스케이트화를 착용하고서는 빙상에서 축구 등 육상운동을 할 수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축구 경기의 특성상 블레이드가 상대방에게 치명적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해결하기 위해 블레이드와 밑창 사이에 완충패드를 장착했다.
특허청은 이 기발한 아이디어를 인정했지만 출원인의 등록료 불납으로 현재는 그 권리가 소멸된 상태다. 아마도 빙상에서 축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워낙 현실성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혹시라도 빙상 축구가 동계 올림픽의 한 종목이 된다면? 출원인은 시대를 앞선 발상으로 역사(?)에 회자되지 않을까. 줄다리기, 살아 있는 비둘기 쏘기, 장애물 수영, 한 손으로 역기 들기 등 현 관점으로 보면 어처구니없는 스포츠들이 올림픽 정식 종목이었던 때도 있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