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행 연결 자전거

커플끼리 공원에서 데이트를 할 때 자주 애용하는 것 중 하나가 소위 말하는 커플 자전거다. 일반 자전거보다 긴 프레임을 채용하고 안장을 두 개 배치, 두 사람이 동시에 라이딩을 즐길 수 있는 2인용 자전거 말이다.

이는 보는 이로 하여금 질투를 느끼도록 할 만큼 낭만적이기는 하지만 남녀가 서로 얼굴을 보고 대화를 나눌 수 없다는 나름의 한계가 있다. 각각 다른 자전거를 타더라도 속도의 보조를 맞추기 어려운 탓에 대화가 힘들기는 매한가지다.

2001년 강원도 춘천의 권 모씨는 이 문제를 일거에 해결한 아이디어 제품으로 특허청의 문을 두드렸다. 일명 '평행 연결 자전거'다. 이 자전거는 간단히 말해 두 대의 자전거를 옆으로 붙인 것이다. 핸들 축과 앞바퀴 축, 뒷바퀴 축을 서로 연결해 한 사람의 핸들 조작만으로 두 대가 한 대처럼 동시에 움직인다. 커플이 바로 옆에 앉게 되므로 대화 등을 통해 상호 친밀감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출원인의 설명이다.

커플 용도로 사용하지 않을 때는 두 자전거를 분리해 1인용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커플들에게는 안타까운 소식일 수 있지만 이 제품은 심사 완료되기 전 출원인이 돌연 출원을 취하했다. 정확한 이유야 알 수 없지만 두 대를 평행 연결함에 따라 자전거의 폭이 너무 넓어지면서 자전거 특유의 이동성이 반감돼 실용성이 낮다고 판단한 것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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