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납 양말

간혹 옷에 주머니가 없어 불편을 겪을 때가 있다. 늘 가방을 지니고 다닌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을 때, 가령 잠시 동네를 산책할 때나 가까운 마트에 갈 때는 휴대폰과 열쇠, 동전과 같은 소지품은 고스란히 두 손의 몫이다. 하지만 특별한 양말을 신고 있다면 이런 수고는 겪지 않아도 된다.

지난 2001년 서울의 김 모 씨는 '수납용 양말'이라는 독특한 실용신안을 출원했다. 이 아이템은 양말의 목 부분에 주머니를 만들어 동전, 열쇠 등 작은 물건을 보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주머니의 개폐부에는 단추나 지퍼를 달아 소지품을 흘리거나 잃어버릴 염려를 철저히 차단했다.

아울러 출원인은 출원서에서 "물건 수납을 용이하게 함으로써 특정 제품의 기능성과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방식은 양말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용품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사실이다. 허리띠나 신발 등 가능한 예는 많다.

특허청은 이 수납용 양말의 특허 등록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후 출원인의 등록료 불납으로 현재는 권리가 소멸된 상태다. 이유야 알 수 없지만 사실 신축성 높은 양말의 목 부분에 주머니를 달아 물건을 넣는다면 물건의 무게에 의해 양말이 흘러내릴 수 있고 발목을 압박해 불편을 줄 수도 있다. 참신한 아이디어에 비해 상용성이 다소 떨어져 보이는 게 사실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