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나 샤워 후 물기를 닦는 데 사용하는 타월.
어느 욕실에나 구비돼 있는 이 타월을 비상시 속옷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지난 2006년 서울의 박 모씨는 기존의 타월이 사람의 신체사이즈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데다 대형 샤워타월이 아닌 이상 욕실에서 나올 때 몸을 가리기 힘들다는 점에 착안, 속옷 겸용 타월이라는 실용신안을 출원했다.
이는 말 그대로 속옷으로 변신 가능한 타월이다. 직사각형 타월의 각 측면에 끈이나 벨크로를 추가 부착해 끈을 묶거나 벨크로를 붙이는 방식으로 샤워 후 손쉽게 으뜸가리개를 만들어 입을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출원서에 의하면 이 타월은 여분의 속옷을 챙기지 못한 채 여행을 떠났거나 숙박업소에 머물 때 현장에서 속옷 대용으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굳이 속옷이 아니더라도 끈을 등 뒤로 묶으면 타월이 흘러내릴 염려 없이 신체 전면의 중요부위를 가릴 수 있으며 타월 두 장을 연결, 앞뒷면을 동시에 가리는 샤워가운을 만들 수도 있다.
특허청은 출원인의 재기 넘치는 아이디어를 인정한 듯 실용신안 등록을 허락했다.
그러나 출원인은 등록료를 불납, 스스로 권리를 포기했다. 아마도 속옷으로 사용하지 않을 때는 끈과 벨크로가 오히려 타월 본연의 용도를 방해한다는 게 재고의 여지를 갖게 만든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