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재 포획 기간 동안 어부들은 매 3~4일마다 덫의 상태를 확인하고, 미끼를 새로 교체한다. 이를 위해 출항할 때면 약 600만 달러의 연료비와 18시간의 작업이 필요하다. 하지만 바닷가재는 3~4일이 되기 전에 미끼인 청어나 고등어를 다 먹어버린다. 이처럼 미끼가 남지 않은 덫에는 더 이상 바닷가재가 들어가지 않는다. 덫이 덫의 역할을 못하는 것이다. 그만큼 포획량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2003년 선박용 장비제조업체 노바 스코티아의 빈스 스튜어트 사장은 고객들로부터 이 같은 바닷가재 잡이 선박의 고질적 한계를 들었고, '베이트 세이버'의 탄생은 이렇게 시작됐다.
이 덫은 한 번에 모든 미끼를 내놓지 않고 설치 후 며칠 동안 순차적으로 미끼를 방출한다. 때문에 어부들이 덫을 꺼낼 때까지 덫의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덫을 확인해야하는 기간도 기존의 3~4일에서 5일마다 한번 꼴로 늘릴 수 있어 상당한 시간과 노동력, 연료비 절감이 가능하다.
다만 초기의 시제품은 양산하기에는 가격이 너무 비쌌다. 그래서 스튜어트 사장은 2010년 캐나다 달하우지대학의 iD랩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고, 매트 덴트레몬트 랩장과 함께 시제품설계변경에 돌입했다. 신모델에는 바닥부의 베이스, 미끼를 끼울 수 있는 금속 꼬챙이, 그리고 이 두 부품을 덮고 있는 돔 모양의 부이가 추가 탑재됐다.
미끼의 순차적 배출을 위해 두 사람은 바이오 퓨즈도 채용했다. 생선 찌꺼기로 만든 이 퓨즈를 금속 꼬챙이의 구멍에 밀어 넣으면 부이를 닫은 채 고정할 수 있다. 이후 퓨즈가 바다 속에서 자연분해되면 부이가 열리면서 미끼가 방출되는 원리다. 미끼 방출 시기는 퓨즈의 길이나 성분을 달리 해 조절할 수 있다.
베이트 세이버는 올 하반기 80시간짜리 퓨즈와 함께 출시될 예정이다. 가격은 50달러 선으로 수확량 증진 효과를 감안할 때 충분한 시장성을 지녔다. 차후에는 더 짧거나 긴 시간의 모델도 출시된다. 노바 스코티아에서 25년간 바닷가재 부문을 맡아온 빅터 노르망티보는 이렇게 말했다.
"베이트 세이버는 작업일수를 반으로 줄여 줍니다. 지금보다 절반의 노력과 연료만 있으면 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