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하는 모든 휴대폰에는 치명적 단점이 하나있다. 시끄러운 곳에서는 상대방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응책이 있다면 골전도 방식의 블루투스 이어폰을 별도로 구입해 사용하는 것 정도다.
골전도 이어폰은 액추에이터가 오디오 신호를 진동으로 변환, 턱뼈와 두개골을 거쳐 귀에 전해주기 때문에 휴대폰의 스피커보다 한층 확실하게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다만 진동은 소리의 선명도를 높이고 높낮이를 감지하는 고막을 배재한 채 귓속뼈를 울려서 음을 전달하는 탓에 음질이 가라앉은 듯한 느낌을 준다.
최근 교세라는 뼈나 근육이 아닌 연조직을 진동시켜 고막에 직접 소리를 전달하는 조직 전도 시스템의 개발에 성공했다. 음파는 인체조직을 통과할 때 빠르게 소실되는 만큼 이 시스템에는 골전도 방식보다 강한 진동을 내보내는 세라믹 액추에이터가 채용됐다. 진동이 휴대폰 스크린에서 피부와 얼굴 조직을 지나 고막에 도달하는 메커니즘이다. 크기도 기존 골전도 장치의 절반에 불과해 스마트폰에 충분히 탑재된다.
이렇게 지난 5월 세계 최초의 조직 전도 스마트폰 '얼바노 프로그래쏘(Urbano Progresso)'가 일본에서 출시됐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제품에 아예 스피커가 없다는 것. 조직 전도 기술에 대한 자신감의 발로다. 그래서 통화를 할 때 귀의 위치에 신경 쓸 필요가 전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