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꿀이 있다면 어디에 보관하고 있는지 떠올려 보자. 냉장고에 넣어둔 경우도 있겠지만 아마도 많은 수가 주방의 찬장 속과 같은 곳에 덩그러니 놓여 있을 것이다.
다른 식품이었다면 이미 부패해서 버렸겠지만 꿀은 1년을 실온에 놓아둬도 상하지 않는다. 왜 그런 것일까.
식품이 썩거나 상하는 것은 미생물의 번식이 원인이다. 음식물이 썩기 위해서는 반드시 미생물 번식이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미생물이 번식하는 데는 몇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수분, 영양, 공기, 온도 등이 그것이다.
이 중에서 하나라도 제외되면 미생물은 번식하기 어렵다. 수분, 영양, 공기가 풍족해도 극한의 기온을 나타내는 극지에서는 미생물이 살지 못한다. 적어도 우리가 알고 있는, 음식을 상하게 만드는 미생물들은 그렇다.
냉장고도 이러한 원리로 음식물을 장기 보관하는 것이다. 또한 건조식품은 수분, 진공포장은 공기를 제거해 미생물 번식을 막는다.
꿀도 이와 유사한 맥락이다. 높은 당분 농도가 미생물 생장에 적합하지 못해 쉽사리 부패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