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이를 통해 마치 무선조종(RC) 자동차처럼 바퀴벌레의 움직임을 마음대로 원격조종하는 게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전기부품을 활용, 살아있는 바퀴벌레를 사이보그로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보즈쿠르트 박사팀은 현재 이런 사이보그 바퀴벌레들로 네트워크를 구성, 수색·임무에 투입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특히 신경과학자 그렉 게이지 박사와 팀 마줄로 박사는 아예 백야드브레인이라는 회사를 설립, 바퀴벌레를 사이보그로 개조할 수 있는 키트를 판매하고 있다.
이 '로보로치(RoboRoach)' 키트의 가격은 100달러. 우리 돈 10만원 정도면 지금 당장 사이보그를 가질 수 있다.
로봇 시스템
로보로치 키트의 회로 기판, 컨트롤러 등 핵심 부품은 '헥스버그(Hexbug)'라는 소형로봇 장난감을 분해해도 얻을 수 있다.
헥스버그의 회로 기판을 떼어낸다. 이 장난감의 무선조종기로 바퀴벌레의 더듬이에 전류를 흘리거나 차단할 수 있다.
타이머 칩
바퀴벌레의 뉴런 신호를 모방해 가짜신호를 보내려면 전기의 펄스가 초당 55회여야 하는데 이는 '555 타이머'라는 칩이 해결해준다. 떼어낸 회로 기판에 555 타이머를 납땜 연결한다.
배터리
원래의 배터리를 제거한 뒤 12㎜, 3V 리튬이온 배터리로 교체한다.
축전기
뉴런을 자극하려면 전류가 양방향으로 흘러야 한다. 이를 위해 타이머의 출력 핀에 축전기를 추가한다.
전극 커넥터
헤더(header)에서 3-세그먼트 전극 2개를 잘라낸다. 하나는 회로 기판에, 다른 하나는 길이와 직경이 각각 2.5㎝, 41게이지(gauge)의 은 전선을 납땜한다. 이중 후자를 바퀴벌레의 머리에 순간접착제로 붙이면 회로기판용 전극 커넥터가 된다.
바퀴벌레
애완동물 가게에선 파충류용 먹이로 양식한 바퀴벌레를 판매 중이다. 이 녀석이 사이보그의 대상으로 안성맞춤이다. 다만 정상적 성장을 막지 않도록 다 자란 개체를 구입하자. 사이보그가 되더라도 천수를 누릴 권리는 보장해야하니까.
얼음 마취
얼음물에 바퀴벌레를 몇 분간 담가서 마취시킨다. 머리 뒤쪽을 건조시켜서 반질거리는 각질을 일부 벗겨낸 다음 순간접착제를 이용해 전극 커넥터를 붙인다.
커넥터의 좌측 전극과 연결된 은 전선을 몸통의 날개 밑으로 1㎜ 가량 밀어 넣은 뒤 순간접착제로 고정한다. 이후 더듬이를 잘라서 우측 전극의 전선은 우측, 중앙 전극의 전선은 좌측 더듬이 속으로 1㎜정도 넣어 접착제로 고정시킨다.
원격 조종
글루건을 사용해 바퀴벌레의 등에 회로기판을 붙이고, 커넥터에 연결한 뒤에 바퀴벌레가 깨어나길 기다린다. 이제 헥스버그 무선조종기의 왼쪽 버튼을 누르면 바퀴벌레는 오른쪽, 오른쪽 버튼을 누르면 왼쪽으로 이동할 것이다. 다만 원격조종은 단 몇 분만 가능하다. 조종에 반응하지 않으면 모든 부품을 제거해 남은 삶을 편안히 살게 해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