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생각을 너무 많이 해도 몸이 지칠까?

초간단 답변: 그렇게 느껴질 뿐이다.

사람의 뇌 무게는 체중의 50분의 1에 불과하다. 하지만 호흡을 통해 체내로 들어온 산소의 5분의 1을 소비한다. 그러니 뇌를 혹사시키면 피곤을 느낀다고 생각할 만도 하다. 하지만 이는 진실이라 하기 어렵다.

인간의 뇌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대부분은 기본적인 상태를 유지하는 데 쓰인다. 단 10%만이 나트륨과 칼륨 이온을 뇌세포막 내부로 펌프질해 뉴런들을 대전시키거나 준비시키는 작업에 소비된다.

친구와 채팅을 하거나 십자말풀이는 하는 것 같은 정신적 활동도 그리 많은 추가에너지를 필요로하지 않는다.

단지 영국 켄트대학 사무엘 마르코라 박사팀의 실험에 의하면 매우 힘든 정신노동을 수행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업무처리 속도가 느려진다.

연구팀은 피험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서 A그룹은 정신적 부담이 큰 컴퓨터 게임을 하도록 했고, B그룹은 기차나 스포츠카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감상하게 했다. 그리고 두 그룹의 피험자들을 고정식 바이크 운동기구에 태워서 지구력을 측정했다.

그 결과, 정신적으로 피곤한 A그룹은 B그룹에 비해 빠르게 지쳤고, 페달링을 멈췄다. 외관만 봐서는 마치 많은 생각을 해서 지친 듯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뇌 활동과 혈압, 산소소비량, 심박동수 등의 심장 활동을 측정해보니 두 그룹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요약하자면 심한 정신적 노동을 한 사람은 육체적 임무를 해야할 때 힘들다고 느끼지만 실제로 우리의 몸이 힘들어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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