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용품 부문 1위 아모레퍼시픽, 글로벌 뷰티 브랜드 10개 육성 세계 7대 화장품 회사 도약 목표

인터브랜드·포춘코리아 선정 BEST KOREA BRANDS

아모레퍼시픽은 '아름다움 (美)'이라는 키워드가 중심에 강력하게 자리잡은 브랜드이다. 30개가 넘는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브랜드가 추구하는 아이덴티티를 명확하게 반영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그중에서도 가장 성공적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대표 브랜드 '설화수'를 분석해 본다.
유부혁기자 yoo@hmgp.co.kr


아모레퍼시픽은 '아시안 뷰티 크리에이터'라는 소명감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 비전도 "고객의 미와 건강을 위해 토털 케어를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정했다. 지난해 9월 열린 창립 67주년 기념식에서는 2015년 글로벌 시장 점유울 2.7%를 달성해 세계 10대 화장품 회사에 진입하고, 2020년에는 아시아 1위 화장품 회사로 성장해 글로벌 7대 화장품 회사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브랜드 전략과 매출 계획도 분명히 했다. 연 매출 5,000억 원이 넘는 글로벌 뷰티 브랜드를 10개 육성해서 2020년까지 매출을 11조 원으로 끌어 올릴 계획이다. 또한 글로벌 브랜드 육성을 통해 해외 매출 비중을 전체 매출의 약 45%정도로 늘릴 방침이다.

아모레퍼시픽은 해외 시장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함께 브랜드 육성에 힘을 쏟았다. 후발 업체들이 국내에서 내실을 다져가면서 M&A를 통해 브랜드를 확장한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올해는 브랜드 M&A에 인색했던 아모레퍼시픽이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브랜드 인수에 나설지 여부가 업계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해외 시장의 첨병으로는 중국 사업이 본격화 되고 있는 설화수와 글로벌 브랜드를 선언한 라네즈, 계열사인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하우스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사업의 경우 2010년 대비 34%가량 성장했다. 중국 시장은 고객 접점 마케팅 및 브랜드 포트폴리오 확대로 전년 대비 37.5% 성장했다. 특히 '마몽드'는 매점 출정 가속화로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히트 상품 판매 증가, 홈쇼핑, 인터넷 등 새로운 채널 커버리지를 계속해서 확대해 왔다. 중국 외 아시아 시장에서는 신규 브랜드 론칭 및 매장 출점으로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면서 매출이 전년대비 63.2% 성장하였다. 싱가포르, 태국, 대만 시장에 '설화수'브랜드 론칭으로 럭셔리 세그먼트 공략을 가속화 하였으며 '에뛰드'브랜드의 홍콩 론칭으로 해외 커버리지를 확대했다.

'설화수'는 2009년 최초, 단일 화장품 브랜드로 백화점 매출 집계만 1,000억 원 시대를 연 이래 2010년에는 브랜드 전체 매출 7,000억 원을 돌파하며 국내 한방 화장품 업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는 2위 업체의 화장품 사업 전체 매출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올해 설화수 매출은 8, 500억 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며 2015년에는 매출 1조 원 달성으로 본격적인 글로벌 메가 브랜드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설화수는 동서양 럭셔리 브랜드의 각축장인 '홍콩', 패션 피플들이 가장 사랑하는 도시 '뉴욕' 등 주요국가의 주요도시로 진출했다.

설화수는 한국 전통 사상과 한방에 근거하여 원료, 향, 제조방식,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전통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바탕으로 한 브랜드이다. 그리고 제품력과 디자인 그리고 한국문화의 정통성을 지켜간다는 자부심이 브랜드 경쟁력을 뒷받침한다.

서성환 선대 회장은 '우리만이 할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자는 확고한 의지를 보였다. 그때부터 '최고급 럭셔리 브랜드' 포지셔닝에 나섰고 이 기반은 제품력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설화수는 아름다움의 원천을 아시아의 지혜와 한국의 자연에서 찾았다. 설화수는 피부와 몸의 균형을 찾도록 도와주는 한방 화장품으로 한국의 전통과 정서를 대표하는 인삼, 소나무, 매화, 동백을 4대 원료로 삼고 있다. 또한 한방 원료는 100% 국내산만을 고집하며 제품력을 우선 가치로 삼고 있다.

1997년 첫 출시 이후 2004년 홍콩 진출을 앞두고 첫 번째 리뉴얼을 단행한 설화수는 한국의 정서를 넘어 아시아의 정서를 담기 위해 일본의 디자이너와 함께 패키지 디자인을 진행했다. 2009년에는 본격적인 글로벌화 추진을 위해 루이비통, 장폴 고티에와 작업한 프랑스 디자인 회사와 함께 디자인을 공동 진행했다. 광고 사진 작업도 세계 최고 수준에 맞춰 영국 등 세계 유명 포토그래퍼와 함께 진행한다. 특히 유럽 업체들과 디자인을 접목하면서 동양과 서양의 접목을 시도했다. 브랜드의 정통성을 유지하면서 모던한 느낌을 더하고 브랜드명과 제품명을 영문과 병기함으로써 패키지 글로벌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설화수는 한국 문화의 또 다른 이름으로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되찾고 발굴하여 이를 널리 알리려는 선봉 역할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강화하는 전략도 취했다. 2003년 '설화클럽'은 40여 명의 문화예술인이 모여 우리 문화를 알리기 위해 후원하는 모임으로 결성됐다. 한 예로 사진작가 배병우의 '청산에 살어리랏다'는 2005년 설화수의 후원으로 탄생했고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 방문길에 오바마에게 선물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1년 한국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세계적인 명품 아트북 출판사인 '애술린'과 공동으로 '설화수 애술린북'을 출간하면서 글로벌 명품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보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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