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우주지도 제작 위성

[HOW IT WORKS] 유럽우주기구(ESA) 가이아

STORY BY BROOKE BOREL
ILLUSTRATION BY KEVIN HAND


은하들은 마치 무수한 별(항성)들의 소용돌이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내부 사정은 훨씬 복잡하다. 은하를 구성하는 일부 별들은 다른 별들과 이동속도나 방향이 다르다. 일례로 수십억 년 전 다른 은하와 충돌하면서 편입된 별들이 이런 차이를 나타낸다.

유럽우주기구(ESA)는 우리은하에서 이처럼 이질적인 구성원들의 정체를 밝힐 계획이다. 올 10월 발사될 천체관측위성 '가이아(Gaia)'를 통해서다. 2톤짜리 이 위성의 임무는 우리은하를 구성하는 10억개의 항성에 대한 3D 우주지도의 제작. 각각의 위치는 물론 이동속도 및 방향, 색상, 광도 등의 데이터도 함께 수집할 예정이다.

과학자들은 항성의 위치와 이동방향만 알아도 이들이 어디서 왔는지를 알 수 있다.


안정성 유지

가이아의 임무성공 열쇠는 안정성이다. 자신의 위치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야만 정확한 지도제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가이아는 역대 최초로 고온과 저온 환경에 모두 강한 탄화규소(SiC)로 탑재물 전체를 제작했다. 또한 직경 10m의 단열 햇빛가리개가 탑재물들을 강력한 태양빛에서 가려주고, 열 텐트로 우주방사선을 차단한다.

소유즈-프리깃 로켓발사체에서 분리된 뒤 가이아의 이동을 위한 초기 동력은 리튬이온배터리로부터 공급받으며, 배터리가 소진된 뒤에는 13㎡ 면적의 갈륨비소(GaAs) 태양전지가 모든 동력을 책임진다.


데이터 수집·전송

가이아의 주력 데이터 수집 장비는 91×46㎝ 크기의 초점 어레이(focal array)다. 106개의 전하결합소자(CCD) 센서가 10억 화소의 초고해상도를 구현하는데 모든 센서가 서로 연동돼 있으며 각 그룹별로 서로 다른 정보를 수집한다. 예를 들어 14대의 우주 매핑 카메라가 망원경이 발견한 별들의 정보를 태깅하는 동안 천체광도측정기의 센서 62개는 각 별의 움직임을 매핑한다. 이와 동시에 다른 센서들도 별의 속도, 광도 등의 정보를 수집한다.

이렇게 포컬 어레이가 확보한 데이터들은 서비스 모듈 내의 컴퓨터 7대로 보내져 처리된 뒤 하루 8시간 동안 ESA의 지상안테나로 송신된다. ESA는 임무기간 동안 가이아가 200테라바이트의 데이터를 보내올 것으로 보고 있다.




매핑 범위

가이아는 5년의 임무기간 동안 약 10억개의 우리은하 항성을 모두를 평균 70번씩 탐색할 것이다. 항성이 두 대의 망원경 앞을 지나갈 때 반사경이 항성 이미지를 초점 어레이의 감지기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두 망원경은 직경 2.7m의 육각형 광학대 위에 106.5도 각도로 벌려 배치돼 있다. 각각 6개의 반사경을 운용하는데 2개는 서로 공유하는 형태다.

콜드가스 미세추진장치는 가이아가 축을 중심으로 회전하면서 관측을 위한 최적의 고도와 방향을 유지하며, 화학추진장치는 태양에 대한 가이아의 궤도를 제어한다.


L2 두 번째 라그랑주 점(Lagrange Point). 라그랑주 점은 두 천체의 중력이 0이 되는 지점으로 위성이 중력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아 최적의 관측 위치로 꼽힌다. L1부터 L5까지 5개가 존재한다.
광학대 (optical bench) 광학실험을 위한 작업대. 광원(光源), 시료, 렌즈 등이 직선형 레일에 배치돼 있다.
시선속도 (radial velocity) 물체가 시선방향으로 운동할 때의 속도. 시선방향은 관측자의 눈에 보이는 천체의 방향으로 빛의 굴절 때문에 실제 방향과 차이가 있다.
적색편이 (red shift) / 청색편이(blue shift) 천체의 스펙트럼이 장파장(적색) 또는 단파장(청색) 쪽으로 이동하는 현상. 관측자와 천체가 멀어지면 적색편이, 가까워지면 청색편이가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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