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돈은 벌꿀이 아니라 아몬드에서 나온다. 포춘이 수분(受粉) *역주: 종자식물에서 수술의 화분이 암술머리에 옮겨 붙는 일 공업화 단지를 심층 취재했다.
by Ryan Bradley
지난 2월 중순, 금속 통에 담긴 수십억 마리의 꿀벌이 수천 대의 세미 트레일러에 실려 이곳에 도착했다. 꿀벌 사육사는 지구에서 가장 생산성이 높은 농장지역에 4km당 두 개씩, 965km에 걸쳐 흰 목재 상자에 담긴 벌집을 내려놓았다. 꿀벌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마치 담요처럼 캘리포니아 주 센트럴 밸리 Central Valley 지역을 뒤덮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꿀벌이 한 장소에 모인 것이다. 이 모두가 모두 아몬드를 생산하기 위해서다.
꿀벌과 마찬가지로 아몬드 나무도 유럽에서 건너왔다. 하지만 미국 서부 시에라 산맥의 토양이 더 비옥하고 광활하다. 현재 전 세계 아몬드의 80%가 이곳에서 생산된다. 1996년 평균 1파운드당 96센트였던 아몬드 시장가격은 이젠 그 3배 이상이다. 현재 도매가격이 3달러 50센트에 이른다. 풍년의 경우 캘리포니아 주 아몬드 생산 농가는 한 해 20억 파운드의 아몬드를 생산한다.
캘리포니아 아몬드 산업은 연 30억 달러 규모다. 이곳의 한 해는 꿀벌이 아몬드 꽃의 꿀을 빨아먹는 것으로 시작한다. 꿀벌 사육업자 데이브 해켄버그 Dave Hackenberg는 “마치 거대한 흡입기 소리 같다”고 말한다. 그는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키운 꿀벌을 아몬드 꽃이 피는 시기에 이곳에 풀어놓는 일을 한다. 그는 “서부지역이 모든 꿀벌을 빨아들이고 있다”며 “동부해안 꿀벌 사육사의 절반도 이 일을 위해 모여들고 있다”고 설명한다.
유럽 꿀벌을 이용한 수분보다 더 효율적인 방법은 없다. 1920년대에 시작한 아몬드 농장을 가업으로 이어오고 있는 댄 커밍스 Dan Cummings는 꿀벌 사육도 병행하고 있다. 그는 꿀벌에만 의존하지 않기 위해 다른 곤충을 이용한 수분도 실험했다. 땅속에 굴을 파는 푸른 과수원 벌(blue orchard bee)도 그중 하나였다. 커밍스는 “푸른 과수원 벌은 효율성이 떨어졌다. 다른 곤충들은 더 심각한 정도였다”고 말했다. 수작업을 통한 수분도 역시 꿀벌을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꿀벌 수요는 벌집 가격 상승으로도 이어진다. 아몬드 농가는 수분 시기에 꿀벌 사육사로부터 개당 155달러에 벌집을 대여한다. 하지만 꿀벌이 부족할 경우 그 비용은 220달러까지 치솟는다. 미국에서 영리 목적으로 사육되는 꿀벌의 65%가 수분 시기에 동원된다. 커밍스는 “수분은 꿀벌 사업을 이끄는 중요한 경제적 원동력”이라고 설명한다. 수십 년 전만 해도 벌집 대여 비용은 24달러에 불과했다. 꿀벌 개체수가 갑자기 줄어든 탓에 가격이 급등했다.
해켄버그는 “벌집 속까지 머리를 넣어 가며 50년을 일했더니 변화를 알게 됐다”고 말한다. 꿀벌은 10년 전부터 2배 더 일찍 죽기 시작했다. 하지만 더 이른 경우도 있었다. 꿀벌 소멸 비율의 역사적 평균은 15%였지만 일부 사육사들은 겨울 한 철에만 전체 꿀벌의 70%를 잃기도 했다.
이 불가사의한 질병에는 이름이 붙기도 했다. 바로 군집 붕괴 현상(Colony Collapse Disorder·CCD)이다. CCD의 원인은 다양하기 때문에 쉬운 퇴치법도 없다. 여러 사육사와 과학자는 CCD의 주요 발병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빈곤의 원인을 알아내는 것만큼이나 어렵다고 말한다. 해켄버그는 “농장에 벌집을 내놓으면 꿀벌은 반경 약 4.8km까지 날아간다”며 “꿀벌에게 닿는 물질 중 꽃가루, 꿀, 물 어느 것이든 오염된 것이 있다면, 그것까지 벌집에 따라온다”고 말한다. 그는 이런 현상이 꿀벌 생활 방식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부지런한 꿀벌은 우리 산업에 필수적인 존재다. 하지만 산업계는 과도하게 살충제를 뿌리며 특정 작물을 선호하고 있다. 커밍스는 “꿀벌에게 균형 잡힌 식단을 제공하면, 좀 더 건강한 꿀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꿀벌에게도 균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2억 2,800만 달러
아몬드 수분 시기에 벌꿀 대여로 거두는 이익. 벌꿀 제품 판매에서 나오는 총수익 2억 5,600만 달러와 엇비슷하다.
출처: 미국 전국농업통계청
PARKING 2.0
로봇 주차장
뉴저지 주의 신생 기업 부메랑 Boomerang이 로봇 대리 주차(valet parking)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주차장 안에서 마치 루빅의 큐브 Rubik’s Cube를 맞추듯 자동차의 위치를 섞고 바꾼다. 부메랑의 CEO 마크 패터슨 Mark Patterson은 “일반 주차장보다 두 배 더 많은 차를 주차할 수 있다”고 말한다. 남는 공간을 임대하거나 판매할 수 있는 부동산 개발업자에게 공간 절약은 추가적인 수익을 의미한다. 부메랑은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4,250곳의 주차 공간에 대해 14건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총 5,150만 달러의 미래 수익 가치다). 이 기술 덕분에 최소한 주차와 관련된 골치 아픈 문제 한 가지-자동차 문에 생긴 불가사의한 찌그러짐-는 해결됐다. 이 시스템의 작동 방식을 살펴본다.-Brian Dum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