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경영 강화로 맞춤형 지원 나선다

[베스트 상생 기업을 찾아서 ④우리은행] 밀착 상생으로 중소상공인 선제 지원

“기업금융을 많이 하는 은행은 기업을 살리는 의사 역할을 충분히 해야 합니다.” 이순우 우리은행 행장이 2년 전 취임사에서 이른바 ‘명의론(名醫論)’을 화두로 던지면서 우리은행의 중소상공인에 대한 특별한 처방이 시작됐다.

이 행장은 취임 이후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강조하며 지난 2년간 230여 거래 업체를 현장 방문했다. 올해도 이 행장의 발걸음은 분주하다. 중소상공인뿐 아니라 여성 CEO와 개성공단 입주 기업을 위한 대책까지 내놓았다. 우리은행의 상생전략은 한마디로 ‘현장 밀착형’이다. 그래서 중소기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안에 집중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유부혁 기자 yoo@hmgp.co.kr


우리은행의 상생노력은 다른 금융그룹과 차별화된다. 우리은행은 금감원 발표 총 34개 주 채무계열 기업 중 삼성, LG, 포스코, 두산 등 각 분야의 글로벌 마켓 리더인 13개 기업의 주 채권 은행이다. 또 거래 기업과 상생하고 발전하기 위해 미래 성장동력 산업군과 정부정책 전략적 육성 산업군을 중심으로 선제적 금융지원을 펼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업고객들을 위한 통합적인 기업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역량 있는 기업 상품 전문가들을 고용해 끊임없이 고객 만족 증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중소기업 전문가 864명을 확보해 중소기업을 지원한다.

하지만 우리은행의 상생노력이 차별화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금융그룹들이 동반성장과 공유경제, 창조경제가 비즈니스 어젠다가 된 사회적 요구에 맞춰 기업을 위한 금융지원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상생’이 돋보이는 것은 현장방문을 통한 ‘밀착’에 있다. 중소기업을 현장 방문하는 ‘희망 징검다리 TOUR’를 통해 전국 7개 권역(인천경기, 서울, 호남, 부산경남, 충청, 강원, 대구경북)에 위치한 산업잔디 및 지식산업센터 내 중소기업을 방문해 현장경기를 체감하고 생생한 의견수렴을 통해 살아 있는 상생방안을 마련한다.


유대 강화 통해 중소기업 적재적소 지원

우리은행은 거래 중소기업과의 유대강화를 위해 ‘우리은행 비즈니스 클럽’ ‘우리 베스트 멤버스’제도를 운영한다. 이 제도에는 2,000여 개 이상의 중소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20년 이상 장기간 거래한 중소기업은 ‘우리 100년 멤버’, 수출입 우수기업엔 ‘우리 트레이드 포커스 (Trade Focus) 멤버’, 특유의 기업문화를 보유한 기업의 경우 ‘우리 패밀리 멤버’, CEO연령이 40대 미만인 기업을 대상으로 한 ‘영(Young)리더스 멤버’, 여성CEO 기업을 위한 ‘우리 퀸스 멤버’ 등 5개 그룹으로 구분한다. 이들 기업이 비상상황에 놓이면 경영안정자금 지원, ‘전사적 자원관리 프로그램(우리 ERP)’ 3년 무상 제공, 창업주 2세대를 위한 ‘가업승계 프로그램’, 외국인 근로자 고국방문 비용 지원 등 맞춤형 특화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은행과 이들 기업 간의 유대강화뿐 아니라 멤버 간 자율모임, 문화행사, 경영 세미나 지원을 통해 거래 기업들이 우리은행 가족사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지난해부터 삼성경제연구소와 손잡고 기업CEO에게 도움이 될 만한 금융 지식뿐 아니라 인문, 감성, 웰빙 지식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세밀한 서비스 제공이 우량 중소기업과 비우량 중소기업 간의 정보 양극화를 가져온다는 지적도 있다. 베스트 멤버스 선정 기준이 기업의 연속성과 재무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고심한 끝에 내놓은 방안이 ‘동반성장 위(WE)드림 대출’이다. 규모가 작은 개인사업자 등 소기업에게도 시설자금 한도와 담보인정 비율 확대 등을 통해 대출한도를 대폭 늘려준다는 취지다. 그리고 대출취급금액 제한 사항을 폐지하여 소액 자금도 지원 가능토록 했다. 대기업 상생자금을 우리은행에서 예치하고 이에 대한 이자를 출연해 자금을 마련했다. 이와 별도로 해마다 설과 추석 명절 운영자금을 별도로 준비한다. 지난 설에도 신규 자금 2조 5,000억 원을 지원했다. 이렇게 중소상공인들과의 유대관계를 강화를 통해서 우리은행은 기업의 상황과 필요를 정확히 인식하고 대책을 세워가고 있다. ‘금융의 바탕은 신뢰’라는 기본을 은행부터 실천해 가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강조하는 ‘상생은 상호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이순우 행장은 ‘거래 유대 강화’로 지켜가고 있다.


현장 경영 통해 선제 지원책 마련

거래 유대관계 강화와 함께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 선제 지원이다. 이순우 행장은 현장이 ‘명의’가 되는 지름길이라 강조하고 있다. 올 초 우리은행은 중소기업, 소상공인 금융지원을 위해 8조 2,000억 원을 마련했다. 중소 상공인을 직접 찾아가 듣고 함께 고민한 후 기업에 필요한 금융 시스템을 먼저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가령 중국 기업과 무역거래를 하는 수출입 기업들이 있다고 하자. 이들 기업에게 중요한 경영 환경은 환율 변동이다. 현장 방문을 통해 중국과 무역하는 수출입 기업들의 이런 애로사항에 착안해 ‘원화 무역결제 서비스’를 도입했다. 중국 우리은행 현지 법인과 연계해 위안화 무역결제 서비스를 지원한다. 이는 환리스크를 원천적으로 제거해 기업경영환경을 돕겠다는 의도다. 현재 한-중 간 위안화 무역결제의 절반이상을 담당하고 있으며 아시아 국가 및 러시아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금융기업 최초로 거래 기업들에 대한 컨설팅 서비스도 펼치고 있다. 이 행장은 “중소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단순히 낮은 금리를 제공하기보다는 컨설팅을 통해 아픈 곳이 어딘지 찾아 그것에 맞게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장 경영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선제 지원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3월에는 경기도와 협의하여 지정된 중소기업에 대한 경영, 재무, 회계, 세무, 투자유치 등과 관련한 컨설팅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우리은행은 100억 원을 국내 보증기관에 출연하고 이를 바탕으로 경기도는 1,200억 원 한도 내에서 운전자금 무담보 대출을 지원한다. 이 업무 협약은 지방 정부의 행정력과 글로벌 투자 네트워크, 금융기관의 업무역량을 통합하여 지원한 국내 최초 모델로 주목 받고 있다.


약자 지원 등 사회적 역할 모색 적극 나서

“여성 벤처기업이 경쟁력을 갖춰 성장할 때까지 한국여성벤처협회의 금융파트너 역할을 수행하겠다.”지난 4월 9일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가 한국여성벤처협회와 ‘여성벤처기업과 동반성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한 말이다.

여성 벤처기업인들이 권익을 보호받고 안정된 성장 기반을 다지는 데 관심을 가지고 지원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에 공감한 것이다. 이 밖에 사회공헌 기업, 고용창출 우수 기업 및 보육 시설에 대한 금융지원, 도산 기업 회생 지원, 은퇴자를 대상으로 한 창업지원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또 최근 남-북 관계 급랭으로 곤란을 겪고 있는 개성공단 입주 기업을 위해 ‘경영안정 특별자금지원’을 발표했다.

개성공단에 유일한 영업점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은행은 개성공단 통행제한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입주 기업에 1,000억 원의 신규자금 지원 및 기일이 도래한 여신 연장, 분할상환 유예, 금리, 수수료 감면 등을 실시한다. 금융기업으로서 사회적 역할 모색과 함께 책임의식을 보여줬다고 평가할 만하다. 행장의 상생 행보가 활발한 덕분에 은행 직원들의 참여 역시 적극적이다. 우리은행 직원들이 지역사회 밀착형 사회공헌 활동 프 로그램인 ‘우리 행복 소사이어티 프로그램’참여와 함께 1사 1촌 자매결연을 통해 지역사회와 어린이들을 위한 지원활동에 나선 것이다.

우리은행이 현장 경영, 유대 강화, 사회적 책임의식 실현을 통해 진정성 있게 우리 기업을 헤아리고 있다. 돈은 많은 일을 한다. 하지만 헤아림과 돌아봄은 돈이 할 수 없다. 우리은행의 현장 밀착 노력이 더욱 주목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은행의 동반성장 사례
금전기업㈜은 2대에 걸쳐 50년 동안 성장해온 수(水)처리 전문업체다. 1996년 동탑산업훈장, 2002년 석탑산업훈장, 2008년 대통령표창 수상은 착실하게 성장해온 기업임을 증명해 준다. “(일반인들은)한 분야에서 실적을 쌓은 기업들은 경영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위기는 늘 다가옵니다”라고 홍종식 대표이사는 말한다. 1997년 IMF 경제 위기와 2007년 키코(KIKO) 사태를 겪었지만 우리은행과의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어려움을 극복했다. 이후 우리은행과는 가족기업 같은 동반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우리은행의 ‘사업 다각화에 따른 전력과 조직 구조 설계’ 컨설팅을 바탕으로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표 참조>

그동안 대형 댐의 수문과 방조제의 배수 갑문을 비롯해 4대강 사업, 다양한 플랜트 공사를 시행하며 역량을 검증 받았다. 또한 우리은행의 다양한 금융지원을 통해 ‘신재생에너지사업’이라는 분야에 도전하며 ‘100년을 잇는 향토 기업’을 만들어 가고 있다. 우리은행의 전신인 상업은행 시절, 이 회사의 연 매출이 5,000만 원인 시기에 2,000만 원을 대출하며 특별한 연을 맺었다. 빠른 시장 변화를 읽고 대응하기 위해 자금이 필요했던 금전기업(당시 금전철공소)에 우리은행(당시 상업은행)이 도움을 주었고 그것이 성장의 발판이 됐다. 당시 2,000만 원을 지원받았던 금전기업은 작년 매출 1,200억 원을 넘어섰다. 홍종식 대표는 우리은행과의 관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중소기업의 가치를 발전 잠재력과 함께 금융지원의 선제성을 제대로 평가해준 덕분에 (금전기업의 성장이)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은행과 중소기업이 동반 성장한 롤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