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기생충

작년 1월 미국 일리노이대학 어바나-샴페인캠퍼스의 곤충학자 알렉스 와일드는 남미 벨리즈의 정글 속에서 곤충사진 촬영 수업을 진행하던 중 바닥을 지나가는 집게턱개미들이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자세히 살펴보니 정상적인 개체보다 머리는 작고, 배는 매우 컸다.

다음날 다시 찾은 그곳에서 와일드 박사와 학생들은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집게턱개미의 터진 옆구리에서 선충이 빠져나오고 있었던 것.

"집게턱개미를 숙주로 삼는 기생충이었죠. 애벌레 상태로 몸속에 들어가 자라면서 영양분을 빼앗았기 때문에 개미들의 체형이 그처럼 기형적이었던 겁니다."

이 선충은 몸길이가 20㎝ 정도 되면 수주일 뒤 짝짓기가 가능하다. 그래서 이즈음 숙주의 배를 뚫고 나오는데 길이가 1㎝ 남짓에 불과한 집게턱개미는 죽음을 피할 수 없다.


감염
선충은 집게턱개미의 배 속에서 체액의 영양분을 먹고 자란다. 이로 인해 개미는 머리가 작아지고, 배는 커지는 등 체형이 기형적으로 변한다.


정상
정상적인 집게턱개미는 초속 50m 이상의 속도로 집게턱을 오므린다. 이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의 신체 동작 중 가장 빠른 속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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