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태의연한 보조금 경쟁 깨고 혁신 상품과 서비스로 승부수

[존경받는 한국 기업 50] IT·통신 부문 1위 SK텔레콤

SK텔레콤은 3년째 IT, 통신 부문 1위를 고수하고 있다. 9가지 평가항목 모두에서 경쟁 기업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호감도 역시 높았다. 비결이 뭘까?
차병선 기자 acha@hk.co.kr


지난 3월 SK텔레콤(이하 SKT)은 소비자들이 깜짝 놀랄만한 발표를 했다. SKT 고객끼리 음성통화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T끼리 요금제’를 출시했다. 이는 값비싼 이동통신 요금에 불만을 느끼던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SKT가 앞장서서 시장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선언이었다. 기존 통신시장이 보조금 지원을 중심으로 가입자 유치 경쟁을 벌였다면, 이제는 상품과 서비스 혁신을 통한 경쟁으로 바꾸겠다는 것. 가장 존경받는 한국 기업이 되기 위해 중요한 자질인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 ‘혁신성’ 등에서 한 발 앞서나가고 있다.

최소 3만5,000원 이상의 ‘T끼리 요금제’를 사용하면 SKT 고객 간 통화와 문자메시지를 별도 추가요금 없이 무제한 사용할 수 있다. 전에 없던 서비스에 고객 반응이 뜨겁다. T끼리 요금제는 출시 1개월 만에 가입자 100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 2011년 9월 LTE요금제가 가입자 100만 명을 달성하기까지 49일이 걸렸던 점을 감안하면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T끼리 요금제’로 변경한 고객은 평균 월 8,000원의 요금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당초 예상을 크게 상회했다. 이를 연간으로 환산하면 9만 6,000원, 100만 명 고객 전체로 보면 연간 960억 원의 요금절감 효과가 예상된다. 고객반응에 놀란 경쟁사들도 유사한 서비스를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 이는 SKT의 시장 선도 사례로 회자된다.

SKT가 추진 중인 이 같은 마케팅 혁신 방안은 하성민 사장이 2013년 경영방침으로 천명했던 ‘최고의 고객가치 지향’을 실천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 1월 선보인 ‘착한 기변’ ‘데이터 선물하기’의 연속 선상에 있다. SKT는 이번 신규 요금제 출시가 최근 사회적인 관심사로 떠오른 통신 보조금 문제의 근본적인 해법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자사 고객 간 음성통화 무제한 혜택을 제공함에 따라 가입고객들에게 타 이통사와 차별화되는 강력한 혜택을 제공하여 실질적인 시장안 정화 효과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요금제 출시 이전에 비해 ‘T끼리 요금제’ 출시 이후 경쟁사로의 번호이동 고객이 10% 감소한 반면 기기 변경 고객은 30%가량 증가해 번호이동을 통한 시장과열을 방지하고 시장을 안정화하는 효과를 보였다는 평가다. 장동현 SKT 마케팅 부문장은 “T끼리 요금제 가입자가 단 1개월 만에 100만 명을 돌파함으로써, 이동통신시장은 가입자 유치 중심의 경쟁구조에서 상품과 서비스 경쟁 구조로 더욱 빠르게 전환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SK텔레콤은 고객가치를 제고하고 이동통신 시장의 경쟁 패러다임을 바꿔나가는 다양한 노력들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SKT는 LTE 이용자가 남는 데이터를 다른 단말기에서 나눠 쓸 수 있는 ‘LTE 데이터 함께 쓰기’서비스도 일부 무료화했다. 최대 2개 단말기까지 무료다. 추가 기기 당 9,000원씩 부담하던 고객은 최대 월 1만8,000원까지 줄이게 됐다. ‘LTE 데이터 함께 쓰기’는 지금까지 자신의 LTE 데이터를 다양한 기기에서 사용하고 싶다는 이용자들의 요구를 SKT가 적극 수용한 결과이다.

아울러 최근 태블릿과 LTE 노트북, 통신형 디지털 카메라 등 통신 탑재형 모바일 기기가 증가하는 환경 속에서 고객들이 느끼는 추가요금 부담의 장벽을 제거함으로써 관련 산업 활성화에 커다란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SKT 고객들은 ‘LTE 데이터 선물하기’로 가족이나 지인들과 잔여 데이터를 나눠 쓸 수 있는 것은 물론 LTE 데이터를 본인 명의의 스마트기기 간에도 자유자재로 공유할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집에 있는 중고 스마트폰을 ‘LTE 데이터 함께 쓰기’ 요금제로 무료 가입한 뒤 T-맵 전용 단말기로 활용하거나 영화 등을 다운받아 보는 멀티미디어 기기로 쓸 수 있다.

SKT는 이번에 출시된 혁신적 요금제 외에도 ▲젊은층을 대상으로 하는 신규 멤버십 출시 ▲T만의 색다른 전용 스마트폰 등 단말 차별화 ▲착한 기변 프로그램 강화 ▲고객 안심 서비스 확대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5월에는 장기간 SKT를 이용한 고객을 위해 ‘평생고객 무한혜택’ 서비스를 선보였다. 주요 내용은 ▲2년 이상 장기 이용 고객 대상 기본제공 데이터량 100%(또는 음성 20%) 무료 리필 ▲기기변경 시 혜택을 대폭 강화한 ‘New 착한기변’ ▲2년 이상 장기 이용 고객 대상 멤버십 할인한도 2만~4만 점 무료 리필 등이다. SKT는 이번 서비스가 기존고객 우대 경쟁의 포문을 여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성민 SKT 사장은 지난 5월8일 ‘행복동행’이라는 주제 아래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객이 실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통해 ‘고객과 함께하는 행복’을 추구하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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