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귀환

THE SECOND COMING OF FACEBOOK

어떻게 마크 저커버그 Mark Zuckerberg는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페이스북을 재정비해 스마트폰을 정복했을까?
BY JESSI KEMPEL
PHOTOGRAPH BY NIGEL PARRY


2010년 마크 저커버그는 심각한 판단 착오를 했다. 그는 아이폰, 안드로이드, 블랙베리, 노키아, 마이크로소프트 휴대폰 등을 위한 개별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대신 어떤 스마트폰에서나 작동할 수 있는 범용 페이스북 앱을 개발하도록 지시했다. 사실 저커버그는 다양한 운영체제(이하 OS)들이 모바일 시장의 주도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따라서 단독 앱(Standalone App) *역주: OS에 기본 설치돼있지 않고 다운로드 후 사용해야 하는 앱은 사라지고, 머지 않아 사람들이 PC에서처럼 휴대폰으로 웹 서핑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저커버그의 예상은 빗나갔다.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iOS가 빠르게 모바일 OS를 점령했고, (저커버그의 웹 중심 세계관을 반영해 만든) 페이스북 애플리케이션들은 이 두 플랫폼 중 어디에서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버그가 많았고, 속도도 느렸고, 자주 다운됐다. 2011년 업데이트 후 한 달 동안 애플 앱 스토어에서 별 하나짜리 평가를 1만 9,000건이나 받았다. 지난 3월 말 캘리포니아 주 멘로 파크 Menlo Park 페이스북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저커버그는 “그것은 우리가 저지른 최대 실수 중 하나였다”고 시인했다.

소셜 네트워킹 시대를 연 페이스북은 창립 6년째가 되던 해에 차세대 기술 트렌드를 놓치고 있었다. 전 세계적으로 노트북은 모바일 기기로서 인기를 잃어가고 있었다. 대신 사람들은 봇물처럼 쏟아지는?작은 터치스크린과 끊임없이 활동 중인 사용자들에게 꼭 맞게 제작된?앱을 다운받아 사용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PC로 앵그리 버드를 즐기는 사람을 본 적이 있는가?). 한편 페이스북에서는 단 한 명의 엔지니어만이 아이폰을 담당하고 있었다. 모바일 팀원 대다수는 모바일 웹 브라우저 코딩(coding) 작업에 몰두했다.

실리콘밸리의 성공 스토리 뒤에는 차세대 트렌드를 읽지 못해 사라진 수백 개의 기업들의 이야기가 숨어있다. 저커버그는 그런 기업이 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사업 시작초기에 엄청난 성공을 맛본 그였지만, 당시 직면한 모바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실패를 받아 들여야 했다. 또 페이스북의 구조와 문화를 바꾸는 대규모 개혁을 단행해야 했다(이 일련의 조치는 저커버그의 직관과 어긋날 때도 많았다). 빠르게 새로운 제품을 발표하는 대신(페이스북에서 빠른 속도는 일종의 교리나 다름없다), 모바일 기술 개발자들이 숨 고르기를 해야 했다. 모바일 웹에만 모든 힘을 쏟아 붓는 대신 애플리케이션에 주목해야 했다. 이른바 ‘킬러 제품’으로 광범위한 고객들에게 최대한 다가가는 대신, 하나의 OS를 선택해 페이스북의 모바일 역량을 뽐낼 필요가 있었다. 저커버그는 “한 치의 과장 없이, 기업 전반의 개발 프로세스를 완전히 재편성 해야 했다”고 회상했다.

4월 초 저커버그는 페이스북 홈 Facebook Home 을 도입했다. 휴대폰에서도 풍부한 페이스북 경험을 제공하는 새로운 ‘론처’ 앱이다. 페이스북은 최근 앱에 엄청난 열의를 보이고 있는데, 그 일환으로 이미 아이폰 및 안드로이드용 애플리케이션 업그레이드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페이스북 홈은 이보다 훨씬 더 야심 찬 계획이다. 무엇보다 이 앱은 일부 안드로이드 제품과 결합해 페이스북의 특징적 기능(상태 업데이트, 뉴스 피드, 채팅)들이 휴대폰 화면에 가장 먼저 뜨게 해준다. 심지어 휴대폰의 잠금을 해제하기 전에도 말이다. 저커버그는 훌륭한 코딩(프로그램)만 있다면, 페이스북이 자체적으로 휴대폰이나 모바일 플랫폼을 개발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 굳게 믿고 있다.


하지만 그에 따르는 리스크는 무척 크다. 페이스북 홈은 저커버그를 안드로이드에 의존하게 만드는데, 안드로이드는 페이스북 최대 라이벌 중 하나인 구글이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아이폰의 라이벌에 재원을 집중하면서 또 다른 주요 파트너 애플과 소원해지는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자체 OS를 개발하고 통제하면서 얻을 수 있는 잠재적 이익(주로 높은 퀄리티와 뛰어난 사용자 경험)을 놓치게 된다. 하지만 고객과 광고주가 페이스북 홈을 받아들인다면, 저커버그는 모바일 경험을 새롭게 변화시킬 수 있는 역량을 입증할 수 있을 것이다. 또 그 과정에서 우리가 아는 페이스북의 면모를 쇄신할 것이다.

2011년 10월 어느 금요일 오후, 코리 온드레이카 Cory Ondrejka 는 자신의 보스를 한쪽으로 불러 세웠다. 저커버그는 주간 질의응답 시간을 막 끝낸 참이었다. 그는 모두에게 ‘슈렙 Schrep’으로 알려진 페이스북의 최고기술경영자(CTO) 마이크 슈레퍼 Mike Schroepfer와 함께 급히 회의실로 향했다. 온드레이카는 직설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현재의 (애플) iOS 전용 앱을 버리고 다시 만들어야 합니다.”

그야 말로 대담한 제안이었다. 사실, 저커버그와 슈레퍼가 온드레이카를 모바일 엔지니어링의 책임자로 임명한 이유도 이런 대담함을 원했기 때문이다. 미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한?무기와 시스템 엔지니어링을 전공했다?회색 머리의 온드레이카는 기술적 역량과 기업설립 경험을 두루 갖추고 있었다(그는 “페이스북에는 스탠퍼드나 하버드를 졸업한, 혹은 그런 학교를 졸업한 뒤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널려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가상현실 게임 세컨드 라이프의 개발사 린든 랩 Linden Lab의 공동설립자다. EMI라는 음반사에서 잠깐 마케팅 일을 하기도 했다. 그 후 다시 기술회사를 설립했다. 이 업체는 2010년 페이스북에 인수됐다.

온드레이카의 신뢰할만한 이력에도 불구하고, 그의 계획은 저커버그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그는 페이스북이 사용자들과 투자자들로부터 모바일 경쟁력 부족에 대해 계속 비난을 받더라도 1년 정도는 납작 엎드려 있기를 원했다. 하지만 그해는 보통 때와 달랐다. 기업 공개를 통해, 외부 투자자들이 페이스북의 성공 가능성에 베팅을 하는 중대한 시기였다. 온드레이카는 저커버그에게 실패한 앱 업그레이드 작업을 중단하고, 애플 OS전용 앱 개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자고 요구했다. 이 작업만 성공하면, 안드로이드 앱을 다시 프로그래밍 할 요량이었다. 그는 슈레퍼와 저커버그가 온갖 질문을 퍼부었던 것을 기억한다. 저커버그는 “보통 프로그래밍을 다시 하면 실패하기 마련이다. 왜 이 계획이 성공할 것이라 생각하는가?”라고 되물었다.

온드레이카는 자신이 수집해온 자료를 근거로 질문에 대해 답했다(이것이 페이스북 스타일이다). ‘모바일 기술을 개선하라’는 명령하에 슈레퍼는 이미 제품 디자이너 및 엔지니어들로 구성된 팀을 소집해 모바일에서 성공할 방법을 모색하게 했다. 특별 팀은 우선 페이스북의 현재 전략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페이스북의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앱은 잡종이었다. 초기 단계의 모바일 웹 언어를 애플과 안드로이드 프로그래밍에 패키지로 묶은 것이다. 문제는 iOS나 안드로이드 전용 앱들이 이 잡종 앱보다 훨씬 더 근사하고 멋졌다는 것이다. 다양한 패치나 임시변통식 해결책도 고려해 보았지만 페이스북이 가야 할 길은 모두에게 분명해 보였다. 아예 처음부터 앱을 다시 프로그래밍 하는 것이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정작 온드레이카는 기존 앱들의 디자인을 바꾸지 않으려 했다는 점이다. 그는 기존 앱의 모습이나 분위기를 다시 디자인 하는 것은 속도와 유용성을 개선하는 시급한 일에 방해가 된다고 확신했다. 바꿔 말하면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앞으로도 거의 1년 동안 형편없고, 조잡한 앱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프로젝트가 끝나도 완전히 똑같이 생긴 (하지만 제대로 작동하는) 앱을 사용하게 될 것이다. 저커버그는 “내가 (프로젝트를) 승인하긴 했지만, 내 방식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한 치의 과장 없이, 기업 전반의 개발 프로세스를 완전히 재편성해야 했다.” _마크 저커버그


저커버그가 알고 있던
사실은 분명했다. 페이스북의 최우선 과제는 모바일 전략의 수립이라는 점이었다. 그는 거기에 광적인 집착을 보였다. 2011년 12월에는 모든 제품 팀에 모바일 엔지니어를 배치하기 위해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2012년 6월에는 페이스북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가 모바일 기업으로 변신하는 것이라며 연례 전체회의를 시작했다. 그는 페이스북의 프로그래머, 영업 직원, 리쿠르터, 디자이너들에게 사용 중인 아이폰을 안드로이드폰으로 바꾸는 것이 회사를 돕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저커버그는 자신의 말을 행동으로 보여주기 시작했다. 맞은 편의 온드레이카 책상과 옆쪽의 슈레퍼 책상 사이에 위치한 그의 책상에는 컴퓨터 모니터가 없다. ‘수족관’ 같은 회의실(그는 4면이 유리로 둘러싸인, 사옥 한 가운데 위치한 이곳에서 수많은 제품을 검토한다)에는 컴퓨터가 한 대도 없다.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들이 자신들의 제품을 자랑하기 위해 줄지어 들어올 때, 저커버그의 질문은 거의 항상 “모바일에서는 어떻게 보이나?”였다.

온드레이카와 슈레퍼는 엔지니어들이 페이스북을 좀 더 광범위한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모바일 개발자들을 제품 팀에 통합시켰다. 페이스북에서 개발자들은 그들이 원하는 프로젝트를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제품 팀들은 개발자를 놓고 경쟁을 벌인다. 간부들은 실적이 뛰어난 팀들을 칭찬하는 보고서를 제출한다. 각 팀들은 이 주간 보고서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모바일 개발자 모집을 시작해야 한다는 사실을 재빨리 깨달았다.

또 온드레이카와 다른 동료들은 모바일 제품의 생산주기에 규율을 추가했다. 웹에서는 업데이트나 실수 보완을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다. 하지만 모바일 플랫폼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 예를 들어, 애플과 구글같은 OS 개발업자들이 각종 앱에 대한 변경 사항을 점검할 때 상당히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또 고객들이 지속적으로 앱을 업데이트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는 경우도 많다. 개발자가 실수를 저지르면 이를 정정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페이스북 사용자는 몇 분이 아니라, 몇 주씩 에러를 방치한 채 살 수도 있다.

페이스북이 모바일 개발에 더욱 능숙해짐에 따라, 유능한 모바일 엔지니어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페이스북에겐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처음에는 필요한 인재를 찾아 낼 능력조차 없었다). 하지만 두 차례의 주요 인수합병(네덜란드 디자인 회사 소파 Sofa와 두명의 전직 애플 iOS 엔지니어가 설립한 전자책 회사 푸시 팝 프레스 Push Pop Press)을 통해 모바일 개발역량을 강화할 수 있었다. 2012년 여름, 페이스북은 모바일 기술 트레이닝 프로그램 운영을 시작했다. 엔지니어들은 iOS나 안드로이드용 1주일 코스를 선택해 수강할 수 있다. 다수는 신입 훈련 과정 후 바로 이 코스를 수강하지만, 다른 이들은 한 프로젝트를 끝낸 후 차기 프로젝트가 시작되기 전까지 시간을 활용한다. 물론 일주일 만에 전문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슈레퍼는 대개 똑똑한 수강생들이 ‘어설프게 위험한’ 수준의 지식을 갖고 있다고 설명한다. 12명에서 23명의 엔지니어를 수용하는 이 강좌들은 멘로 파크, 뉴욕시, 시애틀, 런던 등 지에서 열린다. 지금까지 약 600명의 엔지니어들이 이 프로그램을 수료했다. 그리고 제품 팀에 들어가 거기서 배웠던 지식을 현장에서 활용하고 있다.

이런 노력은 성과가 있었다. 2012년 10월 페이스북은 새로운 아이폰 앱을 출시했다. 기존 앱보다 속도가 두 배나 빨랐다. 덕분에 앱스토어에서 별 4와 5의 높은 평점을 받았다. 그해 여름 대부분을 5월에 있었던 처참한 기업공개의 사후처리에 보낸 경영진에겐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소식이었다. 기업공개 때 기술적 결함, 선별적 정보공개, 과대 선전 등의 문제에 부딪히면서 개인 주주들은 실망과 좌절을 맛봐야 했다. 현재 페이스북 주가는 28달러로, 기업공개 때 주당 38달러였던 것에 비해 10달러나 하락했다. 저커버그는 ‘기업공개가 어떻게 페이스북을 변화시켰냐’는 필자의 질문에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우리가 변화를 단행한 것은 기업공개를 염두에 둔 이유도 있었지만, 동시에 모바일 기업으로 변모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모바일 기업으로의 변신이 페이스북에 미친 영향은 기업공개가 가져온 영향보다 10배는 더 크다. 작년 페이스북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거듭났다. 하지만 그 이유가 단순히 공개기업이 됐기 때문만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애플에도 이런 제안을 하고 싶지만 현재로서는 그럴 수가 없다.” _마크 저커버그


지난 몇 년간 저커버그가 페이스북 폰을 기획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사실 애플, 구글, 아마존 같은 선두 인터넷 기업들도 자체 기기를 생산한다. 저커버그도 이를 고심했지만 실제 시도는 하지 않았다. 페이스북은 10억 명의 유저를 보유하고 있다. 자체 기기 개발에 성공한다면, 3,000만 대 정도는 판매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커버그는 “(기껏해야) 전체 고객의 3%만을 대상으로 한 제품출시를 위해 회사 운영을 완전히 바꾸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저커버그는 사용자들이 휴대폰에서 더 풍부한 페이스북을 경험하기 원한다고 굳게 믿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데이터가 있다. 페이스북 사용자는 미국에서만 휴대폰 사용시간의 20~25%를 페이스북 서비스에 할애한다. 그래서 저커버그는 애플 및 안드로이드와 더 통합된 서비스를 제공할 가능성을 찾기 시작했다. 애플의 OS는 애플에 의해 엄격히 통제된다. 스티브 잡스가 사망하기 오래 전부터 저커버그는 애플과 심도있는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대화를 시작했다. 그 결과 현재 iOS 전용 페이스북 앱은 통합된 연락처 같은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외부 개발자’가 애플 플랫폼에서 할 수 있는 일이란 그것이 전부였다. 때문에 저커버그는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이 더 자유로운 안드로이드 플랫폼으로 관심을 돌렸다. 안드로이드에선 앱으로 모든 것이 가능하다. 창의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문자 메시지 알림도 그들의 입맛에 맞게 바꿀 수 있다.

작년 가을 저커버그는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로 소규모 팀을 구성해 안드로이드폰에서 다른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연구하도록 지시했다. 그는 “핵심 요소들 중 일부를 재고하는 것부터 출발했다. 예를 들어 ‘현재 시스템의 모든 부분이 페이스북이 상징하는 ‘사람 중심(people-centric)으로 바뀐다면 어떻게 될까’ 같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올해 2월경 이 팀의 규모는 남성 직원 20명, 여성 직원 4명으로 커졌다. 사무실도 안뜰로 연결되는 유리문이 있는 작은 ‘전투실(war room)’로 이전했다. 공식적으로 저커버그는 매주 화요일 두 시간동안 이 팀을 방문했다. 하지만 실제로 훨씬 자주 나타났다. 주로 업무를 마무리하는 저녁 식사 때쯤 들렀다.

이런 노력의 결과물이 바로 페이스북 홈이다(4월 12일부터 구글 플레이 스토어 Google Play Store에서 다운 받을 수 있다). HTC 퍼스트에는 기본 탑재돼 있고, 6개의 다른 안드로이드 기기 사용자들은 다운로드 후 사용할 수 있다. 페이스북 엔지니어들이 계속 프로그래밍 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몇 달 내 더 많은 안드로이드폰에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페이스북 홈은 3개의 기능으로 구성돼 있다. 첫 번째는 번쩍거리는 ‘커버 피드 Cover Feed ’다. 덕분에 사용자들은 뉴스 피드, 댓글, ‘좋아요’ 등을 홈 화면에서 볼 수 있다. 두 번째 기능은 ‘챗헤드 Chatheads’다. 저커버그는 사용자들이 원하는 페이스북의 지향점을 재조정하면서, 메신저 기능을 부각시키려 했다. 페이스북 메시지나 문자 메시지를 받으면 스크린 상단에 내용이 표시되는데, 그 옆 동그란 창에 발신자의 사진도 같이 표시된다. 즉, 사용 중인 앱을 끌 필요 없이 메시지를 읽고 답장을 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앱 론처 App Launcher’다. 이 기능은 사용자들을 유사한 앱 그룹으로 이동시켜 준다.

여기에는 판도라, 구글맵스, 페이스북 앱(페이스 북 홈 사용자들이 상태 업데이트, 사진 업로드 등 기타 작업을 하려면 필요하다)등 인기 앱들도 포함돼 있다. 페이스북 홈은 단순한 새로운 서비스 출시 이상을 의미한다. 모바일 웹의 주도권을 놓고 벌어지는 전쟁에서 개시 사격을 한 것이다. 구글이 받았을 모욕감에 대해 잠깐 생각해 보자. 페이스북은 구글이 만든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서도 사용자들이 페이스북에 머물게하는 전략을 고안한 것이다.

그러나 저커버그는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페이스북 홈이 궁극적으로 구글에 이익이 될 것이라 말했다. 그는 “구글은 안드로이드 플랫폼의 개방성 덕분에 향후 1~2년 동안 아이폰보다 훨씬 더 큰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페이스북의 심플하면서도 우아한 디자인으로 인해 가장 열성적인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아이폰을 버리고 안드로이드폰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구글에 불리한 면도 존재한다. 구글의 목표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사용자들을 구글의 궤도 안에 머물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페이스북 홈은 안드로이드 사용자와 안드로이드 앱 사이에 페이스북이라는 ‘층’을 삽입했다. 그리고 페이스북과 문자 메시지 사용을 더 편리하고, 덜 간섭적으로 만들었다. 이에 반해 구글 사용자들은 잠금 화면을 풀고, 앱을 작동시키고, 지메일 앱을 클릭해야 한다.

페이스북의 엔지니어링 기술을 감안하면, 페이스북 홈이나 다른 유사 소프트웨어가 기기를 완전히 장악해, 그것이 구글(안드로이드) 기반 휴대폰이라는 사실을 잊게 할 정도로 발전할 수도 있다(모두 구글이 취한 오픈 소스의 관대함 덕분이다). 이 상황에서는 페이스북을 일종의 ‘무화과’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무화과는 다른 식물이나 나무에 붙어사는 착생식물로 숙주와 한정된 영양분을 두고 경쟁한다(저커버그는 구글이 정식 출시 전 페이스북 홈을 본 적이 있다고 확인해줬지만, 개발에 관여하지 않았던 구글은 이 서비스에 관해 언급을 거절했다).

페이스북의 쉬운 접근성은 수십억 명의 새로운 이용자들이 온라인으로 향하고 있는 개발도상국에서 특히 더 중요하다. 이런 지역에서 데이터 이용료는 굉장히 비싸다. 페이스북은 이미 몇몇 이동통신업체와 계약을 통해 휴대폰을 구입한 사람들에게 일정 기간 무료로 데이터를 제공하도록 했다(비용은 페이스북이 부담한다). 덕분에 그들은 웹 서핑, 적어도 ‘페이스북 서핑’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고객들이 HTC나 삼성 휴대폰을 살 수도 있다. 그리고 아마 이 제품들은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작동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갖는 최초의 웹 경험은 바로 페이스북에서 이뤄진다. 어쩌면 페이스북 홈을 통해서 말이다.

페이스북 홈이 성공한다면, 애플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애플은?창이 앱으로 가득 차 있는?스마트폰 디자인의 창시자이다.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이 디자인 인터페이스를 무너뜨리려 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가장 최근에는 블랙베리 z10이 모바일 웹 서핑을 위한 새롭고 직관적인 디자인을 제시했다. 하지만 아직 사용자들의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페이스북은 ‘휴대폰에서 사용되는 서비스’에서 ‘자신과 연결된 사람들의 사진’으로 디자인 포커스를 옮기려 하고 있다. 이렇게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활용할 새로운 방식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저커버그는 “애플에도 이런 제안을 하고 싶지만, 현재 상황으로서는 그럴 수가 없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홈이 광고 없이 출시된다 하더라도, 앞으로 페이스북 홈스크린에 뜨는 뉴스 피드 광고가 얼마나 큰 가치가 있을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저커버그는 “대부분의 광고는 후원 제품이다. 우리는 아직 광고를 게재하지 않지만, 때가 되면 그럴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페이스북의 열혈 고객들마저도 페이스북의 ‘과도함’에 답답함을 느낄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 또 고객들은 저커버그가 주창하는 ‘더 깊은 통합’보다는 애플리케이션을 선호하게끔 길들여져 있다. 페이스북이 위대한 21세기 기술기업이 되려면, 자가점검을 철저히 해야 한다. 또 자체 기기나 OS(혹은 둘 다)를 개발할 방법도 모색해야 한다. 다행히 저커버그는 이미 페이스북을 재도약시킨 경험이 있고, 어려운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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