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은 어떤 마케팅 교수가 오닐에게 “자네가 농구로 많은 돈을 벌었으면 좋겠네. 덩치 큰 사내는 물건을 파는 데 재능이 없어”라고 말한 적이 있다. 하지만 전 NBA 스타 샤킬 오닐은 그가 틀렸음을 입증하고 있다.
by David A. Kaplan
은퇴한 전직 농구선수 샤킬 오닐 Shaquille O’Neal은 이제 비즈니스계의 슈퍼스타가 되길 원한다. 이를 위해 그는 조직 리더십(Organizational Leadership) 박사학위를 받기로 했다. 그는 몇 년째 마이애미 외곽에 위치한 배리 대학교(Barry University)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논문 주제는 ‘리더십 방식에서 유머와 진지함의 이중성’(The Duality of Humor and eriousness in Leadership Styles)이다. 그는 그중 ‘유머’ 부분은 완전히 익힌 상태다. 신장 216cm, 체중 147kg의 거구-바다 밖에서 사는 생명체 중 가장 크다-라면, 말도 안되는 상황에 자주 직면할 것이다. 비할 데 없이 뛰어난 NBA 슈퍼스타지만, 손이 너무 커서 단추 하나 제대로 채우기 어렵다. 6만 3,000평방 피트(약 1,770평)크기의 집에 옷장은 3층 건물만 하다. 그에게 일반 식당 테이블은 끔찍할 정도로 작다.
최근 필자는 하루 동안 열리는 연례 샤크 회의(Shaq Summit)-그가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만나는 자리다-에서 오닐과 이야기를 나눴다. L.A.에 있는 플레밍스 프라임 스테이크하우스 Fleming‘s Prime Steakhouse에서 자리를 함께했을 때, 테이블 밑에 그가 다리를 놓도록 마련된 공간이 있었다. 나는 “제 다리는 어디에 놓죠”라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깔깔 웃으며 “자주 받는 질문”이라고 말했다.
오닐은 여러 가지 면에서 매력적이고 놀라운 사람이다. 그중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자신의 우스꽝스러움을 스스로 인정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논문의 두 번째 부분인 ‘진지함’에 얼마나 통달하느냐에 따라 그가 비즈니스계의 반짝 스타로 끝날 것인지, 아니면 전 운동선수로서 마이클 조든 Michael Jordan같이 지속적인 브랜드 파워를 보유할지 판가름 날 것이다.
오닐은 내게 “성공하기 위해서는 진지함과 유머를 잘 조절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나는 80% 유머러스하고 20% 정도 진지하다.” 하지만 그의 이메일에는 진지함이 잘묻어난다. 그는 우리 같은 일반 사람들에겐 항상 ‘샤크’로 불릴 테지만, 그의 이메일 주소에는 오닐 박사(Dr. O’Neal)라는 단어가 들어 있다.
그의 수입을 보면 균형을 잘 맞추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는 지난해 광고와 라이선스 계약, 그리고 엔터테인먼트 계약으로 2,150만 달러를 벌었다. 올해는 수입이 최소 10% 더 늘 것으로 보인다. 그는 농구해설가로 TNT 방송과 계약을 했고, GM 자동차 뷰익의 광고 모델로도 활동한다. 프리미엄 헤드폰 브랜드 몬스터 케이블 Monster Cable과 손잡고 신제품도 선보인다. 또 애리조나 베버리지 Arizona Beverage와의 계약을 통해 6월 5,000만 개의 샤크 소다 Shaq Soda캔 음료까지 출시할 예정이다. 7월에는 애덤 샌들러 Adam Sandler 주연의 최신작 ‘그로운업스 2’에서 경찰 연기를 선보인다.
하지만 그 어떤 계약보다 더 특별한 것은 그가 비즈니스 생태계를 종횡무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던은 운동화를 비롯해 여러 제품을 광고한다. 물론 오닐도 음료와 비디오게임 광고에 등장하고, 150개의 세차장까지 소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가 광고한 운동화는 1억 개의 판매고를 올리기도 했다. 여기에 리복 샤크 어택 Reebok Shaq Attaq 운동화가 160달러에 재출시될 예정이다. 그는 스킨 케어 제품 골드 본드 Gold Bond와 연고제품 아이시 핫 Icy Hot, 그리고 보석 판매 체인 제일스 Zales의 남성용 장신구 광고 외에도 케이블 TV 방송에 출연하고 있다. 아울러 만화책 제작뿐만 아니라 실리콘밸리 투자자로도 활약하고 있다.
그는 덩크슛을 날리던 농구선수 시절보다 지금 더 많은 수입을 올리고 있다. 오닐은 “나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더 이상 부상 입을 일이 없다. 매일 정장을 입고, 원할 때는 언제든 쉴 수 있다.” 매우 편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샤크 앤드 컴퍼니 Shaq & Co.가 번창하기 위해 ‘샤크는 샤크로 남아야 할 필요’가 있다. 그는 실제 양면성을 갖고 있다. 경기장에서는 매우 거칠다. 하지만 그곳을 벗어나면 엉뚱하고, 따뜻하며 말씨도 부드럽다. 그는 광고를 위해 존재한다. 일례로, 그는 연미복을 입고 보스턴 팝스 오케스트라 Boston Pops Orchestra를 지휘한 적도 있다. 2000년 10대 래퍼였던 애런 카터 Aaron Carter는 자신의 4집 싱글 ‘나는 그렇게 샤크를 이겼지(That’s How I Beat Shaq)’ 뮤직비디오에서 오닐에게 농구대결을 신청했다. 그리고 오닐은 결국 게임에서 졌다. 지난 3월 오닐은 자신의 저택에서 재대결을 하자는 제안을 했다.
이 게임에서 오닐은 116 대 0으로 승리했고, 경기 장면은 목요일 저녁 트루티비 TruTV의 ‘업로드 위드 샤킬 오닐(Upload With Shaquille O’Neal)’이라는 코미디 프로그램에 방송됐다(프로그램 10자평: 고양이가 나오면 웃길 수밖에 없다).
올해 41세가 된 오닐은 좋은 의미에서 아직 아이 같은 사람이다. 그와 나눈 대화 중 가장 통찰력 있고 즐거웠던 대화는 시장 세분화(market segmentation)가 아니라, 아침 식사용 시리얼에 대한 것이었다. 그는 시리얼 브랜드 위티스 Wheaties 제품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NBA 농구팀 마이애미 히트 선수 시절 오닐이 시즌 챔피언에 등극했을 때 식품 회사 제너럴 밀스는 위티스 상자에 그의 얼굴을 넣고 싶어했다. 마이애미 히트가 직접 나서 오닐을 설득하기 전까지 그는 이 제안을 거절했다. “구단에 프로스티드 플레이크 Frosted Flakes나 프루트 룹스 Froot Loops와 계약해 달라고 요청했다.”(호랑이 토니Tony the Tiger와 새 투칸 샘 Toucan Sam *역주: 프로스티드 플레이크 등 켈로그 시리얼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캐릭터들도 호락호락 물러나진 않았을 것이다).
오닐은 비현실적인 신체를 가진 ‘평범’한 사람이다. 그가 광고계에게서 그렇게 인기가 높은 이유는 바로 인간미 때문이다. 사람들은 아널드 파머 Arnold Palmer의 뛰어난 능력에 존경심을 갖지만, 그가 킥킥 웃는 모습을 볼 일은 없을 것이다. 파머의 제품을 사는 이유는 비범한 그와 자신을 조금이라도 동일시하고 싶어서 일 뿐 그가 좋아서는 아니다. 농구선수 매직 존슨 Magic Johnson 은 배우 래리 데이비드 Larry David가 경기 중 실수로 발을 거는 일을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모두 HBO의 인기 코미디 ‘당신의 열정을 억제하라(Curb Your Enthusiasm)’의 재미를 위한 일인데도 말이다.
처음부터 오닐은 미국 광고업계의 꿈이었다. 1990년대 중반, 그는 펩시와 리복, 타코 벨과 계약을 했다. 운동선수를 내세운 광고는 워낙 변화가 많아 인기가 일시적일 수 밖에 없다. 오닐이 선수시절보다 현재 광고계에서 더 많은 인기를 누리는 이유는 어느정도는 운 덕분이다. 그가 눈에 바로 띄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열심히 노력해왔다. 샤크 앤드 컴퍼니는 20명가량의 비즈니스 파트너를 회의에 초대한다. 정보 교환과 아이디어 공유뿐 아니라 샤크-티베이트 Shaq-tivate나 샤크-일-리셔스 Shaq-ilicious 같이 샤크 뒤에 붙일 단어를 논의하기
위해서다.
일부 유명인사와는 달리 오닐은 사업의 아주 구체적인 부분까지 관여하길 원치 않는다. 회의에서 그의 브랜드가 중국과 남미는 물론 이라크와 튀니지까지 진출했다고 했을 때, 그는 “튀니지는 어디 있는 나라죠?”라고 물었다. 물론 농담이었겠지만 의도와 상관없이 오닐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또 몇 주 전에야 그는 샤크 소다가 어떤 맛인지 알았다. 블루베리 크림, 스트로베리 크림, 오렌지 크림, 바닐라 크림 등 독특한 맛의 음료수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제야 먹어봤다는 게 참 의아하다. 사실, 오닐은 670g 사이즈 캔에 큼지막하게 붙어 있는 자신의 얼굴에 조금 더 관심이 있는 듯하다.
캔에는 그가 활짝 웃고 있는 모습, 히죽 웃는 모습, 입을 크게 벌리고 있는 모습 등 다양한 이미지가 담겨 있다. 재미있는 표정이 바로 그가 마케팅 담당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비결이다. 사람들이 샤크 소다를 사는 이유는 그의 입맛을 특별히 믿어서라기보다 그가 함께하면 즐거운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는 “나는 두 살 아이부터 80세 노인까지 다양한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며 “일단 떠보면 된다”고 말한다. “먼저 그들이 간지럼을 타는지 본다. 그러면 대개는 나를 향해 웃는다.” 그가 크림 소다를 좋아하는 건 사실이지만, 애리조나 베버리지와 파트너십을 맺은 가장 큰 이유는 신제품 출시를 돕고자 하는 마음에서다. 그는 이 회사 도매 매출의 몇 퍼센트를 받기로 했다.
그렇다고 그가 돈 버는 데만 관심을 두는건 아니다. 그 역시 돈을 한 번도 요구한 적이 없다고 말한다. 2011년 TNT와 ESPN이 그와 계약을 하길 원했을 때, 그가 알고 싶었던 것은 왜 자신을 원하느냐는 것뿐이었다. ESPN은 TNT의 시청률 1위 농구 쇼를 이기는 데 그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TNT(포춘을 소유한 타임 워너가 운영하고 있다)는 그가 한가족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터너 *CNN과 TNT의 설립자 테드 터너 Ted Turner는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줬다.”
자신의 순 가치가 3억 달러가 넘는다면, 돈 때문에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기 쉽다. 그래도 오닐이 수백만 명의 사람들과 “연결되는” 것이 목표라고 했을 때 그의 진심이 느껴졌다. 결국, 아무도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면 더는 유명인이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닐이 비즈니스계에서 활동하고자 하는 좀 더 근본적인 이유는 내면의 불안감 때문이다. 그가 루이지애나 주립대학교(Louisiana State University)에 다닐 때, 마케팅 수업과제로 유아용품 업체 부드로스버트 페이스트의 광고를 만들어야 했던 적이 있었다. 교수는 그에게 C 학점을 주면서 “자네가 농구로 많은 돈을 벌었으면 좋겠네. 덩치 큰 사내는 물건을 파는 데 재능이 없어”라고 사족(蛇足)을 달았다.
그 후 오닐은 교수가 틀렸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그는 “요즘같은 시대엔 나 같은 사람이 ‘유머 있는 사람’으로 불린다”며 식당에서 양반다리로 앉아 있는 필자에게 말했다. “어릴 때는 우스꽝스러운 녀석(an ass)이나, 학급 광대(class clown)로 불렸다. 하지만 그것이 ‘너는 몸집이 커서 우리와 달라. 하지만 재미있는 사람이고 우리는 너를 좋아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던 나만의 방식이었다. “나는 사랑 받길 원했다.” 우리 모두가 그렇지 않은가?
“나는 두 살 아기부터 80세 노인까지 다양한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 일단 떠보면 된다. 먼저 그들이 간지럼을 타는지 본다. 그러면 대개는 나를 향해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