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그라운드 우주학

이탈리아 그란사소국립연구소(LNGS). 지난 5월 이곳 그란사소 산의 지하 1.6㎞에 우주의 신비를 밝혀내기 위한 탐기기가 가동에 돌입했다. ‘다크사이드(DarkSide)’로 명명된 이 탐지기는 물리학자들이 암흑물질의 유력후보로 손꼽는 ‘윔프(WIMP, weakly interacting massive particles)’의 존재 규명을 목표로 설계됐다.

‘약한 상호작용을 하는 무거운 소립자’라는 이름 그대로 윔프는 이론상 질량을 갖고 있고, 우주의 중력에도 미약하나마 영향을 미치지만 다른 물질들과 거의 상호작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탐지가 극히 어렵다.

다크사이드는 두 개의 체임버로 구성된다. 직경 4m의 외부 체임버 속에 액체 아르곤(Ar)이 채워져 있는 내부 체임버가 놓여 있는 형태다. 광생성반응실험기(TPC)로 불리는 내부 체임버에는 38개의 초정밀 센서가 장착돼 있는데 암흑물질 입자가 아르곤의 원자핵과 충돌할 때 방출되는 특유의 빛을 검출하는 방식으로 윔프를 찾아낸다.

외부 체임버의 경우 100개의 석영 센서로 둘러싸여 있다. 이 센서는 배경방사를 측정, 암흑물질에 의해 발생하는 방사선과 자연 방사선을 구분할 수 있도록 해준다. 다크사이드를 지상이 아닌 지하 깊은 곳에 설치한 것도 자연방사선에 의한 암흑물질의 신호 약화를 피하기 위함이다



암흑물질 (dark matter) 우주를 구성하는 물질 중 약 23%를 차지하고 있는 미지의 물질. 육안으로는 물론 전파·적외선·가시광선·자외선·X선·감마선 등의 전자기파로도 관측되지 않으며 오직 중력을 통해서만 존재가 확인된다. 참고로 우리 눈에 보이는 물질은 전체 우주 질량의 단 4%에 불과하며, 나머지 약 73%는 우주팽창에 관여하는 정체불명의 힘인 암흑에너지(dark energy)다.
배경방사 (background radiation)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전자 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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