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모기를 멸종시켰을 때 생태계에 가해질 악영향이 있나?

초간단 답변 : 거의 없다는 의견이 많다.

전 세계의 모기는 약 3,500종에 달한다. 이런 모기가 지구상에서 사라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다. 모기나 모기유충(장구벌레)을 먹이로 삼고 있는 잠자리, 거미, 박쥐, 새, 물고기, 육식 수생곤충들에게 생태학적 연쇄반응이 일어날 개연성을 완벽히 배재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런던대학 보건대학원에서 말라리아 방역을 연구하고 있는 조 라인스 박사는 모기의 멸종에 따른 환경적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먹이사슬 가운데 모기가 필수적인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곳은 없습니다. 모기가 멸종된다면 그와 유사한 곤충들이 빈자리를 충분히 메울 수 있다고 봅니다.”

실제로 수중에는 모기유충과 유사한 곤충들이 하나 둘이 아니다. 물밖에도 모기처럼 흡혈을 하지 않을 뿐 크기와 모양이 비슷한 곤충들은 엄청나게 많다.

사실 특정 종의 전멸이 생태계에 미칠 영향에 대한 실험이 예전에 한 번 진행된 적이 있다. 1914년 제1차 세계대전 직전에 아프리카 중부 기니만의 프린시페섬 보건당국이 수면병의 원인 기생충을 옮기는 체체파리를 섬 전체에서 완전히 멸종시키는 데 성공했던 것. 218㎢ 면적의 이 섬에 체체파리가 다시 나타난 것은 40여년이 흐른 1956년 이었지만 섬의 생태계는 전혀 붕괴되지 않았다.

다만 모기의 박멸은 엄청난 노력과 자금이 필요한 일이다. 차라리 모기가 옮기는 질병을 치료하며 사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 이와 관련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브루스 헤이 박사팀은 말라리아에 내성을 갖도록 하는 유전자를 야생모기에 주입하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실험이 성공한다면 모기의 해로움은 한층 경감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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