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를 처음 배울 때 가장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브리지다. 손가락으로 아치를 만들어 큐의 끝을 받쳐주는 브리지가 안정돼야 정확한 스트로크가 가능하지만 초보자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과제다.
지난 2001년 서울에 거주하는 박 모씨는 이런 당구 초보들이 반색할 만한 아이템을 특허 출원했다. 다름 아닌 ‘당구 브리지 보조기’다.
이 기구는 반지처럼 생긴 원형 링 위에 반원형 링이 붙어 있는 형태인데 원형 링에 손가락을, 반원형 링에 큐를 올려놓으면 된다. 포켓볼용 보조기구인 메커니컬 브리지(레스트)를 소형화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때문에 중지나 검지에 원형 링을 끼운 채 주먹을 쥐기만 하면 에버리지 300도 울고 갈 안정적 브리지가 완성된다. 특히 손이 작은 여성이나 어린이도 손쉽게 브리지를 만들 수 있어 당구 동호인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게 출원인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런 자화자찬에도 불구하고 출원인은 스스로 출원을 취하했다. 굳이 이유를 추정해본다면 브리지가 당구의 가장 원초적 기본기라는 점에서 상용성이 낮다고 판단한 것이 아닐까 한다. 드리블과 배팅 연습 없이 축구와 야구를 배울 수 없듯 당구를 즐기려면 아무리 어려워도 브리지만큼은 직접 습득해야 하니 말이다.